정부 권고에도 아랑곳…씨티·제일銀 ‘고슴도치 경영’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에 나서지 않은 덕분에 외국계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강화됐다.

18일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 은행의 지난 6월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8.97%와 15.19%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각각 214.3%와 187.72%에 달했다.

국내 5대 금융그룹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신한금융 15.5%, KB금융 14.13%, 우리금융 12.7%, 하나금융 14.08%이다. 이들의 2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00~130%대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처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에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지원을 강화해달라고 독려했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재무건전성 등을 이유로 이에 불응했다. 씨티는 정부가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도 본사 규제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4대 시중은행들도 올해 2분기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한국씨티은행과 S제일은행뿐만 아니라 미국 및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쌓는 충당금 비율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씨티은행은 2분기에도 지난해 동기대비 49.3% 높은 655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대손충당금전입액은 434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4%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의 본사인 미국 씨티그룹은 대손충당금 규모를 1분기 38억 3000만 달러에서 79억 달러로 늘렸다. 웰스파고도 70억 3000만 달러에서 95억 7000만 달러로 증가시켰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과 카드사 등에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지원 및 상환유예 조치를 권호하면서도 충당금 적립비율 강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조치를 동시에 취할 경우 지주사 실적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계 은행들은 지원 권고를 거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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