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공방’에 뒷전으로 밀려난 여야정 상설협의체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대화 등 국회와의 소통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여야 정당 대표 초청을 두고 청와대와 미래통합당 사이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양쪽 모두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초청 문제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자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도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13일 신임 정무수석으로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재차 대통령의 당대표 초청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어제 21일로 제안했던 일정이 불가함을 밝혔다”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초청을 거부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여야 정당 대표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있다. 코로나 확산, 수해 피해, 경제 위기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초청을 거부한 데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를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한다는 합의에 따라 지난 2월과 5월에 정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초청했다”며 “이번 8월 초청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지만, 최 수석의 발표에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정식으로 회담을 요청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고, 다른 통합당 핵심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최 수석의 브리핑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정당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할 때에는 정무수석이 당 대표 비서실장 등을 통해 정식으로 초청 의사를 타진하는 게 관행인데, 통합당은 최 수석이 관련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긴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지만, 실제 성사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당장 통합당은 청와대의 대화 제안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국면 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따를 수 없다"며 "21대 국회 들어서서 법사위원장 강탈의회 독식 등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더니 이제 와서 돌변해 '회담하자'고 팔을 비튼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문 대통령이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제안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도 사실상 임기 내에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내에서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사이를 고려해 당 대표 회담이 열리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여당 역시 전당대회를 이후에야 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야당 없이 회담을 강행하는 것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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