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본격 시작’ 코로나 감염 매개체 떠오른 에어컨…“비말 확산범위 늘려 위험”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가운데 잠잠했던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다. 감염 매개체로 에어컨이 지목되면서 무더운 여름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의 한 건물에 설치된 실외기들이 가동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때늦은 폭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까지 더해지며 에어컨이 감염의 주요 매개체로 지목되고 있다. 에어컨을 가동하는 공간은 밀폐될 수밖에 없는 데다, 에어컨 바람을 타고 비말이 날아가는 거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가동시 2시간마다 환기를 권장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잘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 방역에 폭염이라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동해안 일부, 경상도, 전라남도는 35도 이상의 기온 분포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과 19일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8월 마지막 주까지 남부지방 등 일부 지역은 35도 안팎, 중부지방도 30~33도의 무더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나흘 연속 100명을 넘어서며 지난 3월 수준의 대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0시기준)까지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991명으로, 1000명에 가깝다. 날짜별로는 103→166→279→197→246명으로 꾸준히 세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이 교회,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 무더기 감염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경기 파주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에서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48명이 집단 감염됐고, 이달 초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도 16명이 확진된 바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파주 스타벅스 무더기 감염에 대해 “초기 확진자와 방문객 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페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이 출근·점심 시간 등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방문·이용하는 데다 음료를 마시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쉽게 벗는 공간이다. 여기에 에어컨까지 튼다면 비말이 멀리, 다수의 방문객들게 퍼지기 쉬운 환경이 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람이 없으면 비말이 1~2m 날아가겠지만, 에어컨 바람을 타고 수평으로 3~5m 날아갈 수도 있다”며 “에어컨 바람으로 비말 확산 범위가 늘어나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전문점들은 각 지점에 좌석 간 거리두기, 환기 등 세부 지침을 고지했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지난 16일부터 서울과 경기도 전 매장 좌석을 30%이상 축소해 운영 중”이라며 “30분 단위로 손잡이나 테이블 등 고객 주요 동선을 수시로 소독하며 하루에 두 번 10분 이상 수시로 환기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커피빈코리아 측도 “두 시간마다 환기하고 에어컨 필터를 이틀에 한 번 청소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커피 가맹점 관계자도 “날이 후텁지근해 에어컨을 끌 수는 없지만 두 시간마다 환기하도록 한다”면서도 “가맹점마다 규모가 달라 일괄적으로 좌석을 줄이기는 어려워 지그재그나 한방향 앉기 등을 지점마다 권장한다”고 했다.

이 같은 카페 방역 수칙 고지·시행은 지점별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의 한 커피전문점의 아르바이트생 A씨는 “2시간마다 환기하라는 공지를 따로 받은 건 없다”며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일하는데 이 시간대에 환기를 하지 않는다. 아마 점심시간에는 환기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 점주는 “실내 흡연실이 있어 환기는 늘 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광진구 내 또 다른 커피 전문점주 B씨는 “매장이 좁아서 출입문을 열어둔 채로 두 시간에 한 번 30~40분씩 환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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