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데이터] 코로나 재확산·건강·경제침체…아베 ‘사면초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안팎으로 휘청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성장률은 최악으로 떨어진 데다 건강이상설까지 불거지면서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로 군림한 권력 기반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17일 도쿄 게이오대 병원에서 7시간이 넘게 건강검진을 받았다. 같은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지 두 달여 만이다. 병원 측은 추가 검사라고 밝혔고 총리 측도 통상적인 건강 체크라며 의미 확대를 경계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진데다 카메라에 잡힌 피로에 빠진 그의 얼굴은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급기야 집권 자민당에서조차 때 이른 ‘포스트 아베’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둔 아베 총리 입장에서 정치권이 차기 총리 후보군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더군다나 후보군 가운데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인물이 오랜 정적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란 것은 아베 총리를 더욱 쓰라리게 만든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정권의 실정을 파고들며 인기를 쌓은 인물로, 지난 14일 지지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24.6%의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 여유롭게 따돌렸다.

설사 아베 총리가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나더라도 이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를 떠받쳐온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보다 7.8% 떨어졌다. 연율로 환산하면 -27.8%에 달한다. 코로나19가 2011년부터 이어온 ‘아베노믹스’를 단숨에 갉아먹은 셈이다.

조급해진 아베 총리는 여행을 장려하는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 등으로 경제활성화를 꾀했지만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월 들어 2만명가량 늘었다. 매일 1000명 전후가 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국제 컨설팅업체 켁스트CNC가 주요 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자국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한 결과, 아베 총리가 큰 점수차로 최하위에 그친 것은 최근 일본 민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아베 총리는 방역도 놓치고 경제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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