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회복세인데 코로나19 재확산에 찬물…자동차·철강·해운업계 ‘긴장’

하반기 회복 기대감에 생산 속도를 높이던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지역감염 재확산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인근 기아자동차 광주출하사무소에 추차된 차량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정순식·정찬수 기자]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던 자동차와 철강·해운 등 국내 주요 제조업이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으로 간신히 회복되던 분위기 반전에 내수 시장의 위축, 생산 차질 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한 이들 제조업들은 일단은 정상적인 조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나올 경우 가동률 하락과 생산·수출 하락 등의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심 제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등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자동차와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전 직원에게 보건당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울러 철저한 개인위생 수칙과 함께 고위험시설 및 기타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내부 단속을 강화한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내수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점검에 돌입했다.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의 특성상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방객 축소가 전체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도입하는 수입차 판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목소리까지도 제기된다.

앞서 코로나19 재확산 이전까지 자동차 판매 수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내수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 판매량은 3월 5.8% 증가를 기록한 이후 6월 47.2%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자동차 업계와 함께 상반기 글로벌 수요 감소로 침체를 겪은 이후 하반기 부활 기대감이 컸던 철강산업도 갑작스런 악재에 당혹해하고 있다.

포스코는 앞서 최근 올해 조강 생산량 목표를 3530만톤(t)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량 목표를 3670만t에서 3410만t으로 낮췄다가 하반기 수요 회복 가능성에 다시 늘린 것이다.

2분기 전년 대비 94% 감소한 영업이익(140억원)을 기록한 현대제철도 자동차용 강판 판매 증가를 예상했지만,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철강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에 세웠던 생산 목표를 유지하는 한편 공장 내 방역을 철저히 하는 한편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임직원들의 검사를 권고하는 분위기다. [세아베스틸 제공]

철강업계는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코로나19 예방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철강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 자동차 업계의 신차 효과가 계속된다는 가정하에서 하반기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1분기만에 흑자를 달성한 HMM을 비롯한 해운업계도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에 타격이 커지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 방문자나 교인을 대상으로 의무 진단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임직원들의 경우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검사를 진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회사별 비상상황실에서 나오는 정보를 교류하고 생산설비의 방역을 철저히 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공동의 목표”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