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걷기는 ‘보약’

헬스장에 돈을 지불하고 흘리는 땀만이 운동은 아니다. 식사 후 걷기도 훌륭한 운동이다. 특히 우리 몸은 밥을 먹은 후에 가벼운 움직임을 원하므로 걷기는 최적의 운동인 셈이다. 여기에 보너스처럼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도 있다.

먼저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후 운동은 위장 운동을 돕는 효과가 있어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소화제에 의존하는 것보다 식후 걷기를 습관화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소화기와 관련된 질병 예방에도 이롭다. 서던메디컬저널(SOUTHERN MEDICAL JOURNAL, 2011)에 실린 독일 연구에 따르면, 식사 후 걷기는 위식도역류질환이나 대장암의 예방,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서는 ‘나쁜’(LDL)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관리가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걷기는 식사후 빠르게 올라가는 혈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공복 시간이 길어진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저혈당 우려가 있으므로 식사 후 가벼게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실제 국제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2016)에 실린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식사 후 가벼운 걷기가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장 큰 효과를 보인 것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저녁 식사 후’ 걷기 운동이다. 해당 연구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최적의 타이밍은 저녁 식사 후이다. 저녁에는 소화력이 낮보다 약해지기 때문에 소화를 위한 운동 시간으로 저녁이 좋다.

또한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녁에는 지방으로의 전환이 쉽게 일어나므로 칼로리 소모를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저녁 식사 후 걷기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체중감량에도 도움된다. 나무가 많은 공원을 산책하면서 느낄 수 있는 기분 전환이나 스트레스 해소는 덤이다.

주의 사항도 있다. 밥을 먹은 뒤 바로 빠른 속도의 걷기나 달리기를 한다면 오히려 소화를 방해해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박수 높이기를 목표로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걷는게 좋다. 전문가들은 10분간 산책을 하는 정도로 가볍게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시간을 차츰 늘려나갈 것을 권고한다. 육성연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