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판치는 공유킥보드…지바이크, 국산화 나선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가 공유 전동킥보드 국내 생산기반 구축 관련 향후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유재훈 기자]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업체인 지바이크(대표 윤종수)가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 시장에 국산화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 ‘지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오는 9월부터 지빌리티 킥보드를 국내에서 위탁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공유 킥보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는 총 12곳. 이들이 서비스 중인 전동킥보드는 약 2만대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중 국산 전동킥보드는 ‘0’에 가깝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하거나 주문 생산해 공급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산 전동킥보드는 안전기준부터 한국이 아닌 중국의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주행조건 스펙 등에 있어 국내 업체들의 요구가 반영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고장 시 수리나 부품 수급, 폐배터리 재활용 등도 한계가 있다.

지바이크가 전동킥보드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은 공유킥보드 사업 자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킥보드 비용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내 전동킥보드 산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윤종수 대표는 “전동킥보드를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대당 가격은 중국산에 비해 40% 이상 올라간다.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입장에선 막대한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은 지바이크가 축적한 데이터를 전동킥보드의 사양, 안전 요건 등에 신속하게 적용하는데 용이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부품, 배터리 등 전동킥보드와 관련된 산업 전반이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가 자사 공유킥보드 ‘지쿠터’를 시승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 유재훈 기자]

지바이크는 지난 2017년 창업,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이어 2018년 8월 공유 전동킥보드 시험사업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 이후 지난해 1월 ‘지쿠터’를 출시하며 서울 등 전국 25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쿠터’는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1년만에 108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 중이다.

지바이크의 경쟁력은 타 업체에 비해 월등한 운영능력과 확장성, 사업 노하우에 있다. 지바이크의 보유대수 대비 가동률은 90%를 상회한다. 경쟁사 대비 3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를 통해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매달 공헌이익 플러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창업 이후 줄곧 서비스 운영 내재화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지바이크는 킥보드 운영에 필수적인 수거, 배치, 수리, 정비 등을 직접 실행하고 있다. 외부 업체를 통해 이를 해결하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점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부담이 있지만, 내재화를 통해 효율적인 배치와 꼼꼼한 정비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윤 대표의 철학이 배어있다.

서비스 기술력에서도 경쟁사들에 앞서 있다. 지바이크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터치앤고’ 기술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공유 킥보드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고, 킥보드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반면 터치앤고 기술은 스마트폰을 킥보드 상단에 터치만 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소요시간은 30초 정도에서 2초로, 스마트폰 터치도 기존 4회에서 0회로 줄어든다.

지바이크는 공유 킥보드의 안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생산을 계기로 안전과 관련된 각종 사양을 공유 서비스 업체의 뜻대로 보완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지금까지 고객들이 이용한 킥보드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도로여건에 따른 속도제한, 후방 감지, 탑승 중량 제한 등의 안전 장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안전 문제가 해결되고, 새로운 모빌리티가 근거리 이동수단으로서 대중교통의 울타리로 들어오게 된다면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