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초내 4.2㎏조끼 입고 5코스 통과…근육·스피드 강화된 경찰 체력검사

5분 10초안에 4.2㎏ 조끼 입고 계단 오르고, 32㎏ 기구 밀고 당기고, 72㎏ 모형 인형 끌고… . 향후 남녀 경찰 수험생에게 공동으로 적용될 순환식 체력검사 매뉴얼 초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18일 헤럴드경제가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의 ‘신임 경찰관 체력검사 방법 및 기준 개선에 관한 연구’ 용역보고서 중 ‘한국 경찰채용 순환식 체력검사 매뉴얼’에 따르면 순경 체력검사 시험은 남녀 공통으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며 5분 10초 안에 5단계의 코스를 통과하면 시험에 통과한다. 다만 보고서에 포함된 체력검사 매뉴얼은 아직 확정전으로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조정 가능성이 있다.

1단계 장애물 코스 달리기는 범인 추격·현장 출동시에 필요한 스피드를 측정하는 종목으로 짧은 구간을 빠르게 달리는 코스로 구성된다. 수험생들은 현장 장비 무게에 맞춘 4.2㎏의 조끼를 착용한 후 매트와 계단 허들 넘기로 구성된 코스를 달리게 된다. 장애물 코스의 길이는 총 340m다.

2단계 장대허들 넘기는 경찰의 ‘코어근육’을 측정하는 테스트다. 코어근육은 장시간 야간 근무를 하는 경찰에 필수적인 체력검사 요인이 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 다음 단계인 밀기·당기기는 범인·주취자 행패 등을 대처하는 평가다. 32㎏ 수준의 기구를 밀거나 당기는 것으로 수험생의 신체 저항성을 테스트한다.

4단계 구조하기는 72㎏의 모형 인형이 설치된 줄을 잡고 10.7m 거리를 당기는 테스트다. 마지막 5단계 방아쇠 당기기는 총기 격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경찰청은 테이저건이 실전에 많이 사용돼 테이저건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민체력 등급 기준 ‘우수등급’을 근거로 다섯 단계를 마치는 도달 기준 시간을 5분 10초로 제안했다.

김 의원은 “현재 경찰의 범죄 용의자 진압 역량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해있다”며 “범죄 예방을 위한 경찰 체력시험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강한 만큼 변경되는 체력시험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치안력 강화에 도움이 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에는 남녀 동일 체력검사 기준 도출에 앞서 경찰관 8350명(남자 7437명·여자 9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담겼다. 이에 따르면 ‘남녀 동일 기준 적용 시 일반 국민 남성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39.8%, ‘일반 국민 남성 평균 수준이어야 한다’는 35.5%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체력 검정 기준에 대해 ‘같아야 한다’는 응답자는 66%로 ‘달라야 한다’( 34.0%)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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