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비상식 행위…교단, 징계 못한 게 이번 사태 초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방역 대책을 무시하고 ‘광복절 집회’에 참석해 감염 고리 역할을 한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전 목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교단 자체의 ‘자정 작용’이 없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8일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457명으로, 이들 중 최소 10여 명이 지난 8일 경복궁 인근 집회와 광복절 집회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은 현재 사랑제일교회의 부정확한 교인 명부와 협조 미흡으로 진단검사·격리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2차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광화문 집회에 참석, 이른바 ‘집단감염의 고리’ 역할을 한 전 목사도 지난 17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와 관련, 전 목사는 “외부 바이러스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정부와 서울시는 전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전 목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인 육순종 목사는 “신앙의 이름으로, 정치적 이념의 이름으로 상식 이하의 행위를 한 것”이라며 “시민사회를 큰 혼란 속으로 빠뜨렸고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개신교에 대한 사회 시선을 바닥까지 떨어뜨려 이미지 타격을 준 행위”라고 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방인성 목사도 “사랑제일교회나 전 목사는 이런 사태를 일으킬 거란 짐작을 가게 하는 행동이 그동안 너무 많았다”며 “방역당국의 주의를 무시하며 예배와 집회를 강행하고, 자기는 코로나를 얼마든지 물리칠 수 있단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등 징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현재 직무정지 상태)인 전 목사와 한기총의 정상화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김정환 목사(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그렇게 조심 안 하고 교회 와서 예배드리면 다 낫는다고 하더니, 어떻게 한국 기독교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사랑제일교회에서 나오나”라며 “방금 카메라 앞에서 한 말도 안 했다고 하고 (이번에도)변한 건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한국 기독교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고, 같은 목사 입장에서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전 목사에 대한 비판에 이어 개신교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방 목사는 “문제는 한국 교회나 교단이 그런 것(전 목사 사례)에 대한 징계를 못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한국 교회의 책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단단히 징계를 해야 하고, 교단이 교단법에 따라 얼마든지 제재를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는 건 전 목사의 행보나 발언을 어느 정도 동조했다는 것”이라며 “교회가 먼저 제재와 징계를 하고 그런 발언과 몰상식하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육 목사 역시 “이제 전 목사와 절연을 하는 것도 물론 당연한 수순이지만, 지금은 그 수순도 밟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안 좋다”며 “우선은 엎드려 사죄하는 마음으로 코로나가 빨리 제대로 진정되도록 철저히 방역당국에 협조를 해야 시민사회가 현 국면을 헤쳐나가는 데 (개신교계가)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중선 목사(한기총 사무총장)가 비대위로부터 지난 6월 고발당한 건에 대해 경찰이 최근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횡령·자격모용·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발당한 박 목사에 대해 지난달 23일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6월 15일 비대위는 박 목사를 횡령·자격모용·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고발 전 기자회견에서 비대위는 “박 목사는 전 목사와 결탁해 실질적인 한기총 운영권을 손에 쥐고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 목사에 대한 비대위의 세 번째 고발이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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