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日전범기업 제품’ 수입제한 조례…1년째 잠잠

일본 전범기업 제품 구매를 제한하는 지난해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됐지만 조례 통과 후 1년 동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국익에 반한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를 비롯한 지방의회들은 정부의 제의 요구 이후, 이에 대한 논의를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해당 조례안은 사실상 폐기된 상황이다.

1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받은 이후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재의 요구 이후 관련 조례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 재의 요구 이후 재상정 등의 절차가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통과시킨 이후 재의요구서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 등은 재의요구서를 통해 “해당 조례가 법률에 위임 없이 특정 기업 제품의 구매를 제한하고 있어 지방자치법 제22조를 위배할 소지가 있고, 국익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부(산업통상자원부·교육부)가 재검토를 요청해옴에 따라 재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지방의회들은 앞다퉈 전범기업 제품 구매를 제한하는 조례를 발의했다. 부산시의회, 강원·충북도의회 등도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도내 각급 학교가 보유한 일본 전범 기업 생산 제품에 인식표(스티커·사진)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 기업 기억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284개 전범 기업에서 만든 20만원 이상의 비품에 전범 기업 제품임을 알리는 스티커를 붙이자는 것이다 .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도 정부의 제동으로 중단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외교부, 법무부 등과 논의를 통해 시도의회 의장단에게 관련 조례를 재의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며 “관련 조례가 시행되면,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의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 수출 제한 등을 공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그 열기가 식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최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을 통해 제출받은 ‘2020년 일본 소비재 수입 실적’에 따르면 자동차, 맥주 등 일본산 소비재에 대한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90.4% 감소했고. 일본 승용차 수입액 역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65.6%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불매 운동의 대표적 타깃인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은 지난해 6월 국내 187곳에서 올해 8월 말(폐점 예고 포함) 164곳으로 감소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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