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성 참정권 운동 어머니 앤서니 사면…이탈한 여성 표심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수정헌법 19조 비준 100주년 기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여성 참정권 운동의 어머니로 불리는 수전 B. 앤서니를 사면하면서 여성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수정헌법 19조 비준 100주년 행사에서 같은 날 오후 앤서니를 사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녀는 투표한 데 대해 유죄를 받았다”며 “완전하고 완벽한 사면에 서명하겠다”고 말했다.

앤서니는 지난 1872년 고향인 뉴욕 로체스터에서 투표한 혐의로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으로는 남성만 투표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나 거부했고, 이에 법원은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앤서니)는 결코 사면받지 못했다. 알고 있었나?”라며 “왜 이렇게 (사면까지) 오래 걸렸나?”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함께한 가운데 19대 수정헌법 100주년 기념 선언문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기록적인 수의 여성들이 의회에서 일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미 언론들은 여성 표심을 노린 의도가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여성 비하 및 성희롱 문제로 수차례 논란의 대상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지지층이라고 여겼던 교외지역 백인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세까지 약화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 이번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수정헌법 19조 비준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의 어머니 수전 B. 앤서니를 사면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EPA]

NYT는 “성희롱으로 비난을 받고 여성 비하 발언을 빈번하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심각한 ‘성 격차’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사면 조치가 “교외의 백인 여성들에게서 그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사면 조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캐시 호출 뉴욕주 부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명예롭게 체포된 앤서니를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하고 있다”며 “뉴욕에서 선출된 여성 최고위직으로서 앤서니의 유산을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철회를 요구한다. 그녀를 편히 쉬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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