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만난 이인영 “한미워킹그룹, 비판도 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과 해리스 대사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현재 한미 워킹그룹을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워킹그룹 2.0에 대해 관심을 표하면서도 워킹그룹을 통한 남북협력을 지지한다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 장관은 이날 접견에서 해리스 대사에게 “그동안 한미는 워킹그룹을 포함한 다양한 채널로 소통해왔다”며 “워킹그룹은 제재 관련 협의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아쉽게도 다른 한편에서는 남북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했다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워킹그룹에서 논의할 것과 우리 스스로 할 것을 구분해 추진해야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는 점을 수차례 말해왔다”며 “그렇게 해도 국제사회의 규범과 규율을 존중하면서 모두가 필요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워킹그룹은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 재편하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향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워킹그룹이 남북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특히 “이것은 결국 워킹그룹을 2.0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면서 “저와 대사님이 워킹그룹 2.0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미국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나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며 워킹그룹 2.0 카드를 제시했다.

워킹그룹 2.0은 이 장관이 통일부장관 지명 이후 거듭 밝혀온 이른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을 비롯한 남북 인도적 협력과 작은 교역은 워킹그룹을 통한 한미 간 조율을 건너뛰고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이수혁 주미한국대사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거론하며 “이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워킹그룹은 효율적 매커니즘”이라면서 “워킹그룹 2.0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장관님의 의견을 듣기를 기대한다”며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다만 “한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자 동맹국으로서 미국은 남북협력의 길을 워킹그룹을 통해 찾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며 남북관계 진전에 있어서 한미 간 조율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해리스 대사는 이어 “오늘 만남은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포함해 미국뿐 아니라 한국, 국제사회가 다양한 목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는 함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북한과의 관계 변화, 그리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또 “이것은 궁극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밝은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했으며, 지난 15일 별세한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과 관련해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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