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쓸어담는 현대百…“15조시장 공략”

현대백화점그룹이 올 들어 화장품 기업을 잇달아 사들이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유통·리빙·패션 3대 사업에 이어 뷰티·헬스케어 사업을 추가로 육성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HCN은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 지분 27.94%를 경영권을 포함해 1205억원에 인수한다고 18일 공시했다. 국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인 SK바이오랜드는 지난 1995년 설립돼 2015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화장품 및 건강식품 원료, 의료기기, 원료의약품 등에 주력하는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063억원의 매출과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화장품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 5월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코스메슈티컬(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 기업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도전장을 냈다. 클린젠은 국내외에서 피부재생효과와 관련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한섬은 이를 활용한 고기능성 화장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현대HCN이 화장품 원료 회사인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잇달아 화장품 기업을 사들이는 것은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15조470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소비자의 70%가 ‘유기농’, ‘웰니스(건강한 상태)’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후 5년 동안 뷰티 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과 뷰티를 결합한 산업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부문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식품,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원료를 융합하는 사례가 늘면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SK바이오랜드는 천연과 한방 원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건강한 뷰티’를 대표하는 선도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백화점그룹은 SK바이오랜드 인수를 통해 자체 브랜드(PB) 개발은 물론 정체된 유통 부문 매출을 신사업으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유통(백화점·홈쇼핑·아웃렛·면세점)·리빙(리바트·L&C)·패션(한섬)을 3대 사업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정지선(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각 분야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에 화장품 사업까지 손을 뻗으면서 포트폴리오를 4대 사업으로 재편, 장기적인 목표였던 ‘생활문화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비주력 사업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현대HCN을 처분하기로 결정해 매각대금을 추가 M&A의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는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뷰티와 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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