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T로 조절할 수 있는 시기 지났다”…시민들 “진작 방역수칙 잘 지켰더라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주소현·신주희 기자] 6일 동안 104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장을 받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에 정부가 고위험 업종 12개 운영을 중단시키고, 지방자치단체들도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섰다. 엄중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고강도 행정명령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3T(Test·진단, Trace·추적, Treat·치료)로만 유행을 조절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났다며 일정 수준의 강제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지난 18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래방, PC방 등 12개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 중단 방침을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고위험시설 운영 자제를 권고했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자 강제로 수준을 높였다.

지자체들도 각각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8일 경기도 전 지역 거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렸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명령을 내린 것은 지난 5월 대구시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 서초구도 오는 29일까지 반포대로, 서초대로, 강남대로, 서초중앙로 일부 구간에서 집회와 시위를 전면 금지했다. 전북도도 지난 17일 낮 12시30분 ‘수도권 등 방문자 집단검사’ 행정명령을, 같은 날 경남도도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집회 참가자에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대구시도 종교시설과 광화문집회에 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오는 21일까지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광복절 집회와 사랑제일교회발(發) 집단 감염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50대 남성이 격리 치료 중 탈주했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 지난 18일 0시가 조금 넘어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환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이동, 신촌종로 일대를 누비다 이날 오전 1시15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일선 경찰관 사이에서도 코로나19가 번지면서 경찰은 집회에 동원됐던 인력에 대한 전수 검사에 나섰다.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나온 7613명이 대상이며 이 중 의경은 28개 중대 2200여 명이다. 지난 15일 서울 혜화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강력계 소속 경찰 4명과 관악·광진경찰서 소속 경찰 1명도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 식당 직원인 60대 여성 A씨가 광화문집회에 참여했다 확진돼 지구대가 폐쇄되고 접촉자 65명이 진단검사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방역을 마친 해당 지구대는 이날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차원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높이고 ‘명령’을 내리는 데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경기 양평군에 거주하는 조모(58)씨는 “평소 시내 나가면 마스크 안 쓰고 있는 사람들 있어서 불안했다”며 “자발적으로 지켜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김모(27)씨도 “취지에는 공감하나 명령이라는 말이 거북하게 느껴진다. 잦은 행정명령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한 노래방에서 일하는 윤모(20)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느는 상황에서 운영 중단 결정이 어쩔 수 없다”면서도 “방역수칙을 잘 지켰더라면 노래방을 계속 운영할 수 있어, 알바나 업주가 경제적 손실을 덜 입을 수 있었을 것”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이 늦어질 수록 안정되는 시기까지 더 오래 걸릴 수 있어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 수가 급증하다 보니 역학조사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려워 누가 감염됐는지 감염되지 않았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며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정 수준의 강제력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비를 넘겨도 비슷한 유행은 또 올 수 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거나 친밀한 모임 등이 반복되면 결국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국민들이 경험하셨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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