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양제츠, 미중갈등에 ‘중립 요구’ 가능성…시진핑 방한 전 ‘韓 입장’ 확인 목적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방한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오는 21일 부산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을 갖는다. 보안 문제를 이유로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만남을 갖자고 먼저 제안한 양 정치국원은 시 주석의 방한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입장을 요구하는 등 ‘강한 메시지’를 들고 올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측 외교 소식통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양 정치국원이 청와대의 서울 회담 제안에도 직접 ‘부산에서 만남을 갖자’고 요구했다”며 “양 정치국원이 보안 문제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 그간 회담과 관련한 협의도 통상적인 외교채널이 아닌 최고위급을 통해 별도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이 직항편도 없는 부산에서 서 안보실장과 비공개 회담에 나서는 배경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논의가 진전된 시 주석의 방한 문제보다는 최근 불거진 미국과의 갈등 문제가 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외교부도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의제 관련 상황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사실상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이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시 주석의 방한 전에 관련 입장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양 정치국원은 시 주석을 직접 보좌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미중 갈등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 미국 주도의 반(反)중 연대에 참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정치국원이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한국에 ‘중립’을 요구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의 강화를 상징한다. 시 주석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방한을 결정한 만큼, 한국에도 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청와대도 양 정치국원의 방한 사실을 발표하며 “장소는 중국 측의 일정 및 희망사항 등을 고려해 양국 협의를 통해 부산 개최로 결정한 것”이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의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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