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벼랑 끝’ 車 부품업계…매출·인력 모두 줄었다

쌍용차 평택항 부두 모습. [쌍용차 제공]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완성차 수출 감소에 따른 중소 부품업체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부품 공급망 균열 가능성이 우려된다.

2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국내 외부감사 대상 자동차 부품업체 100개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 평균 영업이익률, 고용인원 등 올해 상반기 경영지표가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국내 부품업체들의 상반기 매출액은 총 30조979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조4420억원)보다 12.6% 감소했다. 100개사 중 83개의 매출액이 감소했으며, 매출이 증가한 업체는 17개사에 불과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8년 상반기 3.03%에서 지난해 상반기 3.74%로 호전되는 추세였으나,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1.46%로 크게 하락했다. 특히 조사 대상 100개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중소 부품업체들의 실적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자금난에 직면한 업체들이 거대 자본이 각축을 벌이는 미래차 기술 경쟁에 뛰어들기 어려운 환경 탓이다.

일자리 감소도 두드러졌다. 연구원이 집계한 100개사의 상반기 총 고용인원은 7만416명으로 지난해보다 2.5%(1796명) 줄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력을 보강한 현대차 계열 부품업체를 제외하면 상반기 일자리를 잃은 인원은 3416명으로 늘어난다.

상반기 감원을 단행한 업체는 73개사로, 고용을 중단한 업체는 25개사였다. 경영 악화로 100개사 중 57개사의 평균 임금도 하락했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고정비 감소 차원의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하면서 하반기 부품업계의 자금난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의 75%가 해외로 수출하는 완성차 조립용이기 때문이다. 내수 판매가 회복되더라도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어려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자동차 수출은 4개월째 작년 동기 대비 감소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지난 4월 44.6% 감소한 데 이어 5월에는 반토막(-57.5%)이 났다. 7월(-11.7%) 들어 감소폭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이다.

연구원은 중소 부품업체의 도산이 확산할 경우 국내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균열이 발생해 부품 대기업 및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수요 감소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과 현지 생산 확대를 모색하는 완성차 업체의 기회를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연구위원은 “완성차 공장은 3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생산 계획을 세우지만, 중소 부품업체들은 그만한 여유가 없어 수출 감소 타격이 더 크다”며 “하반기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은 갈수록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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