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역대급으로 풀렸는데…은행에도 ‘5만원권’이 없다고?

시중에 5만원권이 ‘역대급’으로 풀리고 있다. 7월 말 기준 발행 잔액은 116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시중은행에서 5만원권을 찾아보긴 어렵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시중은행 직원은 “출금액을 5만원권 새 돈으로 달라고 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5만원권 자체가 동난 상황에서 주요고객(VIP)이 아니면 요구대로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풀린 5만원권은 총 2조4764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4~5월보다는 적지만 평균 발행액이 1조원 안팎을 넘기지 않았던 올 초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반면 7월 한 달 환수된 5만원권은 8452억2600만원에 불과했다. 34%의 환수율은 한은이 5만원권 발행량을 급격하게 늘리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이 부족해져 발행량을 늘리고는 있지만 무작정 계속 풀 수만도 없는 노릇”이라며 “어딘가에서 5만원권을 쌓아두고 내놓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쪽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한은에서 5만원권을 받아와 지점에 배분해야 하는 시중은행 입장도 난감하다. 한은은 발행량과 금융기관별 현금보유량, 점포 수, 수요 등을 고려해 5만원권을 제공한다. 은행이 요청하는 양에 비해 한은이 공급할 수 있는 양이 적어 본점에서도 각 지점에 충분한 양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은행 직원은 “고객들이 ‘내가 맡긴 돈인데 왜 5만원권으로 못 받아가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요청금액 중 일부만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살림을 꾸리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도 고비다. 한은은 한 달여 남은 추석을 대비해 조폐공사와 발행량을 논의 중이다. 올 추석에 전년도 수준으로 5만원권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업계에서는 시중 수요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명절에는 각 금융기관 보유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상태였는데 올 추석에는 새로 찍는 화폐로만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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