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재난지원금·4차 추경 편성 압박…기재부, ‘110조원 재정적자’ 부담에 난색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경제활동이 부분 마비되면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야당까지 가세하면서 구체적인 지급 대상과 규모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올해 3차례 추경으로 재정적자가 이미 110조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6%에 육박한 상태에서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할 경우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더욱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재부는 피해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많다.

24일 정치권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며 2차 확산이 현실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과 추경 편성론이 비등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을 포함한 중진의원들은 물론 지자체장들이 잇따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2차 재난지원금은 불가피하다”며 재원 마련을 위한 ‘국가재난기금’ 조성을 제안했고, 이낙연 의원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시급히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재정 부담을 고려해 하위 50%에 선별 지급할 것을,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1인당 30만원씩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지급 방식까지 제시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야당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확산세보다 상황이 위급하다”며 “2차 지원금과 추경 지원 문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에선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나라곳간을 책임지는 재정당국 입장은 다르다. 기재부는 무엇보다 방역에 집중하면서 피해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차 때엔 코로나19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재난지원금으로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 2차 확산을 잡지 못할 경우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재정도 매우 심각하다. 이미 3차, 59조원 규모의 추경으로 상반기 재정적자가 110조원을 넘어섰다. 올 연말 국가부채가 정부 예상(839조4000억원, 국내총생산(GDP)의 43.5%)을 상회할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엔 14조3000억원의 재원이 투입됐다. 이를 국비 12조2000억원과 지방비 2조1000억원으로 충당했고, 국비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8조8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3조4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했던 것이다.

1차와 같은 규모의 2차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50% 가구에 지급할 경우 6조~7조원이, 전국민에게 1인당 30만원씩 일괄지급할 경우 15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올해 1~3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기존예산 중 가용자원을 거의 다 동원했기 때문에 2차 지급시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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