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거돈 前 부산시장, 강제추행 외 다른 혐의 없었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6월 2일 오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부산 동래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귀가하는 차량에 탑승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 여성에 대한 강제추행 외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등 오 전 시장에게 얽힌 나머지 의혹을 밝혀내지 못해, 부실 수사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5일 오 전 시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올 4월 초 업무시간에 집무실에서 부하 여성 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인지 부조화’를 주장했으나 인지 부조화의 개념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받은 결과, 감형 사유가 된다거나 수사와는 무관함을 확인했다”면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제추행 외 오 전 시장을 향해 제기된 5가지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은 사퇴 시기를 조율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퇴 공증을 위해 공무원인 보좌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는 직권남용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제기된 또 다른 강제추행 의혹과 해당 사건을 덮기 위해 다른 지자체의 채용에 관여했다는 채용 비리 혐의,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도 받았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무혐의와 관련해 “보좌관, 정무라인 등 21명의 통화 기록 등 8000건을 포렌식 한 결과, 피의자나 피의자 측에서 사퇴 시기를 결정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피의자 측이 청와대나 여당과도 통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권남용 무혐의와 관련해서는 “보좌관 1명이 사건 당일 피해자를 상담하면서 내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게 됐고, 중간에서 소통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며 “상호전달 과정에서 일(공증)이 있었으나 직권남용이 인정될 지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퇴 공증을 한 법무법인 부산을 소개한 것도 보좌관 측에서 했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법무법인 부산은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변호사 시절 몸담았던 곳으로,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도 이곳 출신이다.

지난해 불거진 또 다른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경찰이 관련자를 모두 수사했지만,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는 못하면서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도 해당 지자체 관련 서류를 압수하고 인사담당자, 심사위원 등에 대해 조사했으나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합격자들에 대한 외부 전문가 의견을 받았는데 (합격) 결과는 똑같았다”고 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 외에도 관련자 5명을 더 입건해 수사했으나 모두 무혐의 결론을 냈다. 피해자와 관련된 명예훼손·모욕 등 2차 피해와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22명을 입건, 일부는 송치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차 피해 관련까지 모두 합치면 전담수사팀에서 13개 혐의에 대해 수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전담팀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밑바닥부터 저인망식으로 수사했다”며 “각종 의혹이 많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언론보도 외에는 증거나 증인이 없었다”고 말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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