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은행 후순위채…ESG·달러채 나온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하반기 들어서도 은행권의 채권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지속가능채권(ESG) 형태의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이나 외화 후순위채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 10~11월에도 후순위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5억 달러 이내의 후순위채 발행 시점과 오는 10월 만기가 다가오는 달러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에 대한 후속책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28일 후순위채 최종 발행규모를 기존 35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증액했다.

하나은행도 당초 2500억 원 규모예정이었던 후순위채 발행을 3400억 원으로 늘렸다. 외화채 발행창구의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원화 5000억 원, 외화 5000억 달러 등 총 1조 1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국내외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올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는 2조 5000억 원 규모로,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2조 2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3000억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하반기 발행될 후순위채의 특징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에 활용하기 위한 ESG(지속가능채권)이다. 4대 금융지주는 최근 ESG경영 의지를 밝히면서 관련 채권발행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녹색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전략’을 2018년부터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KB그린웨이 2030’을 발표해 ESG투자 규모를 5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국민은행이 이달 발행하는 후순위채의 라벨도 ‘ESG채권’이다.

외화채권의 발행도 계속된다. 지난 6~7월 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기업은행, 신한금융 등은 각각 5억 달러·5억 유로 규모의 외화표시채권(KP)을 발행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가계 및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외화채권 발행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 후순위채 발행이 쏟아진 배경 중 하나로는 개선된 금융지주사들의 후순위채 신용스프레드가 있다. KB금융의 후순위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5월기준 80bp에서 이달 65bp로 축소됐다.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부도위험이 줄어들었거나 같은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앞서 국민은행은 국고채 10년물 금리에 50bp에서 90bp의 금리밴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62bp에 3500억 원이 완판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후순위채 발행규모를 5000억 원으로 늘리고, 국고채 10년물 금리에 65bp를 가산한 금리를 적용했다.

은행이 발행한 만기 5년 이상인 장기 후순위채는 자본으로 인정이 되는 만큼 하반기 국제은행(BIS) 자본비율 하락을 방어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은행의 후순위채는 손실위험이 일반 채권보다 높더라도 투자자들이 금융사의 부실화 위험을 낮게 봄에 따라 투자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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