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만든 ‘뱅크사인’..은행이 ‘외면’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은행권 공동으로 개발한 사설 전자서명 수단인 '뱅크사인'이 정작 은행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은행권이 수십억원의 개발 비용을 들였고, 매년 수억원의 운영비용을 부담하며 2년 넘게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용 고객은 정체 중이다. 은행들 조차도 뱅크사인 활용에 소극적이다.

뱅크사인 로고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그간 은행연합회가 운영해온 뱅크사인을 금융결제원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18년 서비스가 시작된 뱅크사인을 공인인증서 운영 경험이 있는 금융결제원이 맡아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오는 12월 개정된 전자서명법이 시행되면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 은행권의 대체 인증수단으로 뱅크사인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복안으로도 읽힌다.

지난달 기준으로 뱅크사인 가입자는 31만5000명이다. 수개월째 30만명 수준이다. 공인인증서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4500만 건 이상 발급됐다.

A은행 관계자는 “(대체인증수단 가운데 뱅크사인이) 가장 오래 전 출시가 되었지만 사용 방법이 복잡해 가입자수가 적다”고 말했다.

뱅크사인도 공인인증서와 마찬가지로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특징이 무색하다. 자체인증 수단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씨티은행은 뱅크사인 자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인증수단에 비해 활용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주요 은행들은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체인증 수단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중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설 인증서 그리고 패턴이나 지문, 홍채 등 생체 인증까지 다양하고 편리한 인증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은행 간 비대면 영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체인증 수단의 편리성과 보안성 역시 은행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지주사들은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인증 시스템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려 한다”며 “은행권 공통 인증수단을 도입할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