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우려 ‘공정경제 3법’ 여의도로

기업 규제를 총망라한 ‘공정경제 3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집권여당과 정부가 형식적인 의견 청취 절차만 밟고 처리를 강행 중이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는 25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정경제 3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상법 일부개정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등이 대상이다.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번주 중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대기업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이 근절되며, 금융그룹의 재무건전성이 확보되는 등 공정경제의 제도적 기반이 대폭 확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이다. 어느 때보다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이 보유한 176석은 단독으로 개헌안을 의결하는 것을 빼고는 사실상 국회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의석수다. 재계는 정부가 거대 여당만 믿고 기업의 어려움은 외면했다고 비판한다. 재계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만 의견을 청취했을 뿐 어느 것도 입법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바뀐 경영 상황,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 등은 외면받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정부는 6~7월 입법예고와 규제 심사 등을 했다. 하지만 법안 내용에서 변화된 것은 없다. 심지어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 때 제출된 내용과 똑같다. 2018년 말과 비교해 경제상황이 코로나19 등으로 바뀌었고, 일부 기업들은 지배구조개편까지 나선던 터라 정부가 추가적인 실태조사없이 기존 법안을 그대로 올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정 과제를 맹목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무비판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올가을 공정경제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기업의 경영 활동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먼저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전속고발권 폐지로 누구나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검찰에 기업을 직접 고발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를 동시에 받는 ‘중복수사’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 검찰이 특정 기업의 담합 혐의를 수사하면서 전혀 관계없는 혐의를 가져와 들쑤시는 ‘별건 수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주회사가 가져야 하는 자회사 지분율이 20%에서 30%(상장사 기준)로 오르는 것도 문제다. 투자에 써야 할 돈을 자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써야 한다. 일자리 창출 여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법 개정에 따라 다중대표소송,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도입되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어려워진다. 다중대표소송은 모(母)회사 주주가 불법을 저지른 자(子)회사 임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소송 남발로 기업의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 수 있다. 2개 이상 업종을 운영하는 금융그룹을 규제하겠다는 통합감독법은 ‘이중규제’로 기업의 발목을 잡게 된다. 보험이나 카드, 금융투자업으로 나뉜 업권별 금융감독과 별도로 금융 계열사가 속한 그룹사에 또 다른 규제와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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