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신부님’ 최익철 신부 선종…“평생을 착한 목자로”

최익철 신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우표 신부님’ 최익철 베네딕토 신부가 지난 22일 선종했다. 향년 98세. 서울대교구 최고령 사제였던 최 신부의 장례미사는 8월 24일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1923년 황해도 안악군에서 태어난 최 신부는 1950년 11월 사제품을 받고 황해도 사리원 본당 주임으로 임명됐지만 6.25 전쟁으로 사목을 펼치지 못하고 부산 피난길에 올랐다.

‘무보수 촉탁 문관’이라는 신분으로 군종사목을 시작, 1953년 성신고 교사로 재직했으며, 1995년부터 8년 간 벨기에 루뱅대에서 수학했다. 이후 1963년부터 이문동, 가회동 본당 주임, 여의도성모병원 원목, 금호동, 오류동, 해방촌, 세종로, 신천동, 명수대(現 흑석동), 마천동 본당 주임을 거쳐 1998년 원로사목 사제가 됐다.

‘우표 신부’로 불린 최 신부는 성경, 성인, 교황 등 세계 각국의 가톨릭 관련 우표를 평생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표로 보는 성인전’, ‘우표로 보는 구세사’, ‘우표로 보는 교황전’ 등 관련 서적 50여 권을 저술했다. 지난 5월 펴낸 1877쪽 분량의 ‘천주교 우표 도감’(가톨릭출판사)은 최 신부의 마지막 저서다.

22일 선종한 최익철 신부의 장례미사가 24일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염수정 추기경은 장례미사 강론을 통해 “사제단의 맏형이셨던 최 신부님을 생각하면 항상 쾌활하고 소탈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 평생을 착한 목자로 모범을 보이신 최 신부님은 한국 교회와 후배 사제들에게 사랑의 큰 유산을 남기셨다.”고 회상했다.

염 추기경은 마지막 만남도 회고했다. “신부님의 영명축일을 앞둔 지난 7월 9일 마지막으로 신부님을 만나뵀다. ‘나는 이 평생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는 겸손의 말씀에 ‘신부님의 세례명 베네딕토처럼,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을 소중히 받아들이고 열매 맺어오신 그 삶 자체가 축복입니다’라고 진심으로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장례미사에는 교구 사제단과 유가족만 참석했다. 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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