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새 대표 ‘강경’…“이미 최대한 유연성 보였다”

올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액을 설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협정 공백 상태가 8개월째에 접어들며 미국 측이 새 협상대표를 선임했지만, 신임 협상 대표는 첫 대화에서부터 요구액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신임 협상대표로 나선 도나 웰턴 미 국무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수석대표는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와의 대화에서 “미국은 이미 최대한의 유연성을 한국에 보였다”며 추가적인 분담액 인하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한 미국 측 외교 소식통은 “한국 입장에서는 새 협상대표가 나서며 협상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웰턴 신임대표는 기존의 미국 입장에서 더 양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액을 더 줄일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 역시 “웰턴 신임 대표는 미국이 ‘최대한의 유연성’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는 기존 총액 요구에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맞춰 나가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이 새로운 합의안 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웰턴 신임 대표는 그간 미국이 다양한 방식의 방위비 분담 방법을 제시했다며 이를 “최대한의 유연성”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간 다년 계약 방식에서 단년 계약 방식으로 1년 치 방위비 분담액을 우선 지급한 뒤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분담금 총액에는 별다른 협상 여지를 두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실무당국 간에서 합의했던 13% 인상안을 직접 거부하고 지난해 분담액(1조389억원)에서 50% 가까이 인상된 13억 달러(약1조5400억원)를 요구했다. 이 로 인해 양국 협상팀은 소통을 계속하고 있지만 협상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선을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어젠다’의 외교 분야 첫머리로 “해외 주둔 미군의 복귀, 동맹들의 공평한 분담금 확보”를 강조하며 방위비 협상은 더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한 협상팀 관계자는 “이달 초 타 부처 협상팀 파견 인원에 대한 파견 기간 연장 요청을 다시 해야만 했다”며 “지난 3월 7차 협상 이후 좀처럼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으로, 내부에서도 협상 장기화 전망이 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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