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 날씨] ‘사람·바위도 밀어내는 바람’…역대급 태풍 ‘바비’가 왔다

제주도가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2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방파제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26일 전국이 역대 최강 수준의 바람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이날 기상청은 바비가 제주도 부근에서 평년보다 1∼2도 더 높은 30도 안팎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중심기압 950hPa 안팎의 매우 강한 강도의 태풍으로 발달했다고 밝혔다. 바비는 오후께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26일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 서해상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태풍의 우측인 위험반원에 위치하며, 태풍의 강풍반경이 420㎞ 안팎이어서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게 된다.

예상 최대순간풍속은 제주도와 서해안 초속 40∼60m, 서울·경기도·충청도·전라도 등 그 밖의 서쪽 지역과 경남은 초속 35m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붕괴하거나 부서질 수 있다.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개념이어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제8호 태풍 바비의 강도가 ‘강’에서 ‘매우강’으로 발달했고, 크기를 의미하는 강풍반경이 380㎞(25일 밤 기준)에서 410㎞로 규모를 키웠다고 밝혔다.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2단계로 격상해 13개 부서와 9개 재난 관리 책임기관, 전체 공무원 10분의 1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기상청은 2019년 3월 29일 이후부터 최대풍속이 초속 25m 이상∼33m 미만이면 강도 ‘중’으로, 33m 이상∼44m 미만은 강도 ‘강’, 44m 이상∼54m 미만은 강도 ‘매우강’, 54m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태풍 강도에 따라 ‘중’이면 지붕이 날아가는 수준이고, ‘강’이면 기차 탈선 수준, ‘매우강’이면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가는 수준, ‘초강력’이면 건물 붕괴 수준이다.

태풍 크기는 강풍반경(태풍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곳까지의 거리) 단계별로 구분된다. 기상청은 강풍반경에 따라 300㎞ 미만은 소형, 300㎞ 이상∼500㎞ 미만은 중형, 500㎞ 이상∼800㎞ 미만은 대형, 800㎞ 이상은 초대형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태풍 바비는 중형급 태풍에 속한다.

바비와 가장 유사한 과거 태풍으로 지목되는 것은 지난해 제13호 태풍 ‘링링’이다. 링링의 하루 최대풍속은 2019년 9월 7일 흑산도 초속 42.1m로 역대 6위, 하루 최대순간풍속은 같은 날 흑산도 초속 54.4m로 역대 5위다. 역대 태풍의 최대순간풍속은 2003년 9월 12일 ‘매미’가 초속 60.0m(제주)로 가장 빨랐고, 2000년 8월 31일 ‘쁘라삐룬’ 58.3m(흑산도), 2002년 8월 31일 ‘루사’ 56.7m(흑산도) 순이다. 루사는 5조1479억원, 매미는 4조2225억원 가량의 재산상 피해를 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강한 바람으로 야외에 설치된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선별진료소 등의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낙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해안가나 높은 산지에 설치된 규모가 큰 다리와 도서지역은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의 영향이 가장 큰 26∼27일 강한 바람이 지형과 부딪히는 제주도와 전라도,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제주도 산지 500㎜ 이상), 경남 남해안과 경북 서부 내륙은 최대 15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아직 수해가 복구되지 않은 지역의 2차 피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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