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방문한 중국 왕이 “EU, ‘신냉전’ 피해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팔꿈치 악수를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찾아 ‘신냉전’을 언급하며 유럽연합(EU)에 외교균형을 요구했다.

이날 왕 위원은 로마에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만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신냉전을 시작할 의사가 없다”며 “우리는 신냉전이 고조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신냉전은) 한 나라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라며 “세계 모든 나라를 인질로 잡아두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어떤 나라들이 다른 나라의 이익을 해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것(신냉전)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왕 위원의 이탈리아 방문은 미국이 잇따라 유럽에 반(反) 중국 외교 동참을 압박한데 따른 것으로,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유럽을 3차례 방문했다.

왕 위원은 “우리는 어느 나라도 (신냉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리고 우리는 세계를 정글의 법칙으로 되돌리길 원하는 나라가 있다면 공동의 반대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EU 회원국 가운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을 강조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일대일로 구상에 적극 동참할 것을 권했다. 두 외교수장은 이 외에도 무역과 농업, 에너지 등 많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위원은 “중국의 외교관계에서 이탈리아가 갖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 마이오 장관 역시 중국은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며 양국 간 긴밀한 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 마이오 장관은 왕 위원에게 홍콩 시민의 권리와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지만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는 언급하지 않았다. 왕 위원 역시 화웨이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 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화웨이 사용을 금지하진 않았지만 최대 통신사가 화웨이를 핵심 사업장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한편 영국으로 망명한 홍콩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는 왕 위원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이탈리아 외교부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유럽은) 중국의 침략과 권위주의적 팽창주의를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및 시행에 대해 이탈리아가 눈 감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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