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위·중증 60세 이상 환자 급증세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환자 발생이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에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치명률이 높은 60세 이상 환자수도 크게 늘어나면서 병상수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최근 1주일 새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2명에서 38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으며, 확진 시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환자의 비율은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32%에 달해 직전 2주간(7.29~8.11) 대비 2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층 환자가 많았던 대구·경북 집단 감염 사태 때와 비교해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2배 이상 높은 30%대다.

위·중증 환자나 60세 이상 고령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그 만큼 중환자용 병상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요한 병상 수 확보에 실패할 경우 과거 대구에서처럼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상황이 재연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고령자는 코로나19의 공격에 취약해 병세가 중증에 이르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이 크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전체 치명률은 전날 0시 기준으로 1.73%지만 30대의 치명률은 0.09%, 40대는 0.17%, 50대는 0.49%에 그친다. 하지만 60대는 1.58%로 치명률이 크게 높아지기 시작해 70대 7.39%, 80세 이상은 22.22%에 달한다. 고령자의 치명률은 젊은 층의 수십~수백배 차이가 난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0시 기준으로 280명 늘어 400명에 육박하던 확진자 숫자가 이틀 연속 300명 이하를 기록했지만, 전혀 방심할 수 없는 국면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등을 고리로 한 n차 감염이 지속하는 데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집단 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그 가운에 위중하거나 중증인 환자, 고령자가 급증하는 만큼 충분한 병상 확보가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가용 병상을 추가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열흘 간 추세 대로 중증환자와 고령환자가 늘어날 경우 9월 1일이면 수도권에서 134개 병상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중증환자의 경우 증상 발생 후 중환자실로 옮겨지기까지 5일 정도 소요되는데 5일의 시차를 고려할 때 가장 많은 환자가 입원하는 시기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가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환자가 다시 급증하면 다음주에는 병실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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