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퇴직연금 ‘30조 시대’ 눈앞…상반기 4.1조 증가

근로자가 퇴직금을 자신의 명의로 적립해 연금 등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적립금이 올해 상반기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으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세제 혜택, 가입 편의성 제고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IRP 적립금은 29조5000억원으로, ‘30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이는 지난해 말 25조4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16.1%)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1년간 증가액(6조2000억원)의 약 66%에 달하는 규모다. 2018년 말 적립금은 19조2000억원이었다.

IRP가 이같이 급증한 것과 달리, 같은 기간 퇴직연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은 줄어들어 대비된다.

확정급여형은 적립금 운용 결과와 상관없이 근로자가 사전에 정해진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방식이며, 지난해 말 138조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조7000억원이 감소했다.

IRP는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연말정산을 앞둔 연말에 적립금이 많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IRP 적립금이 급증한 주요 요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진 점 등이 꼽힌다.

상반기에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이에 따라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수요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IRP를 통한 ETF 투자는 수수료가 면제되는 장점이 있다.

또 세제 혜택 요구가 커지면서 연금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데다, IRP에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예전과 달리 가입이 간편해진 영향도 있다.

한편, 업권별로는 증권사 IRP가 크게 늘었다.

증권사의 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5조원에서 1조1000억원 늘어나며 20% 이상 증가했다. 은행권도 지난해 말 17조6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15.9%) 늘었다.

IRP 적립금은 2015년 말(10조9000억원)에 처음 10조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말에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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