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동산 단속 ‘실적 부풀리기’ 의혹

지난 26일 ‘제3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이하 관계장관회의)’ 후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경찰이 내놓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 단속 실적이 부풀려져 발표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지난 7일부터 운영한 ‘부동산시장 특별단속팀 단속현황’이라고 내놓은 사건 중 상당수가 특별단속기간동안 단속 실적이 아닌 그 이전부터 수사를 진행해 온 사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단속 실적이라고 내놓은 사건 중에는 지난해 사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특별단속팀 단속현황’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단속 실적이 지난 7일 이후가 아닌 그 이전부터 진행된 실적에서 비롯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발표된 건수의 대부분이 특별단속기간 운영 전에 수사중이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건수 중에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사건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찰청이 특별단속팀 운영을 통해 내놓은 자료는 특별단속기간 중의 단속 건수뿐만 아니라 그 전에 단속한 내용도 모두 포함됐다.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단속’은 지난 7월 취임한 김창룡 경찰청장의 역점 시책 중 하나다. 김 청장은 지난 5일 제1차 관계장관회의 때 수사기관 수장으로 이례적으로 참석한 바 있다.

경찰청은 지난 26일 3차 관계장관회의 후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투기 수요 근절, 무주택 서민 등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지난 7일부터 오는 11월 14일까지 100일간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특별단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찰청이 짧은 기간에도 현재까지 169건을 단속하는 등 부동산시장 내 불법 교란행위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8월 24일 기준으로 총 169건에 걸쳐 823명을 단속, 34명을 검찰 송치하고, 789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 발표 때문에 “보름간(7일~24일) 823명 단속”이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지난 7일 이후의 단속 현황은 따로 파악하지 않은 채, 상부 기관에 브리핑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지난 7일 이후 수사 개시 건수 등을 요청하는 본지의 요청에는 “집계가 되지 않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지역 내 단속 현황을 경찰청에 보고한 지방경찰청들 역시 지난 7일 이후 자료 공개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7일 이후의 수치는 현재 공개할 수 없다”고 했고, 대전지방경찰청 관계자도 “단속이 언제 됐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파악이 안됐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7일 이후 수사 개시가 ‘1건’이라고 밝힌 다른 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단속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실적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지방경찰청별로 지능수사팀에서 주로 특별단속을 하는데 해당 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위반 행위 단속, 보이스피싱 등 업무량이 많다. 실적을 바로 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단속실적 발표에 대해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단속해 수사한 것을 마치 특별단속기간 동안 단속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을 이간질하고 적대 세력을 마녀사냥하는 것이다. 오리히 거래 위축과 시장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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