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빨라진 ‘눈물의 자산 구조조정’

기업들의 비주력 계열사와 자산 매각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급격한 경기 부진 속에 불가피하게 사업 구조 개편에 돌입한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자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자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400명을 돌파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성이 높은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양상이다. 이는 4대 그룹을 필두로 대기업 전반과 중견기업으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상반기에만 환경사업과 수입중고차매매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코오롱환경에너지 지분 전량에 395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한 데 이어, 수입중고차 매매사업을 하던 코오롱오토플랫폼의 법인을 청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환경사업의 정리가 이뤄졌고, 수입중고차 매매사업은 낮은 수익성과 중고차 업계의 반발로 자산 손상을 감수하면서까지 결국 사업을 접기에 이르렀다.

사업 개편에 따른 자산 매각은 중국에 추월 당한 액정표시장치(LCD) 업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를 끝으로 국내외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액정표시장치 패널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LG화학은 최근 중국 화학업체 산산과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저가경쟁이 벌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되자 매각에까지 이르렀다.

수주난으로 수년 째 고전 중인 조선업계에서도 비주력 자산 매각 움직임이 뚜렷하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용 보일러 설계 및 제조 계열사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의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상대적으로 그룹과의 시너지 고리가 약한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해, 이를 미래 성장 재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흐름은 대기업은에서 중견기업으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마친 효성그룹은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금융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의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웅진그룹은 국내 도서물류 1위 업체인 북센을 사모펀드에 493억원에 매각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 교수는 “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에 대한 확고한 확신을 가지지 못할 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금 확보에 주력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비주력 사업 자산의 정리 흐름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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