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특허訴도 승기잡은 LG화학 “SK이노 진정성 보여야 합의 가능”

LG화학이 배터리 특허 소송 1심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승소했다. 사진은 LG화학 연구진이 개발한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LG화학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벌이고 있는 배터리 특허소송의 국내 첫 판결에서 승소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법원이 당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며 “LG화학은 이번 판결을 존중하고 향후 진행 중인 관련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화학은 27일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법원은 당시 대상특허(KR310) 관련 합의에 이르게 된 협상과정에 대하여 LG화학의 주장을 전부 인정해줬다”며 “법원의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제소당한 미국 영업비밀침해소송과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국면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루어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측 주장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이어 “현재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진행 중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의 특허침해 소송에 끝까지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와 별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G화학은 “올해 2월 미국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수년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광범위한 영업비밀을 탈취하고 증거를 인멸했으며 LG화학에 피해를 끼친 것이 명백하다며 ‘조기 패소판결 (Default Judgment)’을 내린 바 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3만4000건의 문서 삭제, 양극재 음극재 등 상세한 레시피 정보 빼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20여년 이상 수십 조원의 투자 끝에 이제 흑자를 내기 시작한 사업으로 영업비밀 및 특허 등 기술 가치가 곧 사업의 가치일 정도로 중요하다”며 사건의 엄중함을 상기시켰다.

LG화학은 “소송과 관련해 합의는 가능하나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되어야 한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당사는 ITC와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 민사소송 등 배터리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를 끝까지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지적재산 전담재판부인 63-3민사부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이 청구한 소송취하 절차 이행 및 간접강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LG화학이 미국에서 제기한 미국특허 침해 맞소송이 과거 양사간 합의 위반인지의 여부였다. 앞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4년 ‘분리막 한국특허 등록 제 775310(이하 KR 310)’ 등을 상대로 10년간 국·내외 쟁송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9월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당시 LG화학이 미국 ITC에 ‘영업비밀 침해’와 별개로 자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중 대상 특허 1건이 과거 두 회사가 체결한 부제소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LG화학은 ‘특허독립’, ‘속지주의’ 등 원칙을 제시하며 ITC에 제기한 소송과 한국에서의 소송 대상은 별개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날 1심 판결에서 합의 대상특허가 한국특허(KR310 특허)에 한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면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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