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최악땐 -2% ‘추락’…극단적 자산·실물 디커플링 우려

아크릴 차단판 설치한 금융통화위원회.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은]

[헤럴드경제=서경원·서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과 재확산으로 올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가파른 속도로 꺾이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올 성장률 전망치도 석달새 무려 3.4%포인트나 하락했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전고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된 실물경제와 버블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시장 사이의 디커플링(decoupling·비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27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빠르게 증가함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 등을 반영,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5월에도 기존 전망(2.1%)에서 코로나19 충격분을 반영, -0.2%로 하향한 바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에서 하반기가 경과됨에 따라 마이너스의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차례 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간 2009년에도 플러스 성장(0.2%)을 기록했다.

문제는 한은이 전망한 -1.3% 성장도 향후 확진자 증가 추세에 따라 얼마든지 하향될 수 있단 점이다. 올 성장률이 -1%대가 나오려면 올 3·4분기에 전기대비 성장률이 최소 각 1.8% 정도씩 나와줘야 하는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위축 정도가 커질 경우 이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출도 월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긴 했지만 상반기 예상한 만큼의 회복세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 반등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2%대로의 하향이 불가피하단 관측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결국 방역이 경제이기 때문에 경제전망은 코로나19의 확진양상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코로나19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성장률을 냈으나, 백신 부재 및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V자 회복에 대한 전망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상반기에는 유동성이 실물경제의 ‘민낯’을 가렸으나, 하반기부터 자영업 뿐 아니라 대기업의 부실화가 가시화될 수 있어 성장률을 크게 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자산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로서도 추가 경기부양카드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단 점이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교수는 “추경 효과는 연말로 갈수록 사라질 것이고, 자산가격 버블을 생각할때 재정적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정책수단을 잃어버린 상황인데, 버블이 붕괴되면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교수도 “현재는 유동성과 실물경제의 디커플링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동성 경제가 실물의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물과 자산 시장의 괴리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 뿐만은 아니다. 미국 등 주요국들도 대표 증시가 사상 최고치 갱신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개선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시장만 놓고 본다면 순항하던 자산가격과 실물경제의 밀월관계가 다소 소원해질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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