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 총리 “알고리즘 탓”…코로나發 대입 공정성 논란 책임 회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영국 중부 레스터셔주 콜빌에 위치한 한 중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대입 성적 ‘엉터리 산정’ 혼란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존슨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영국 중부 레스터셔주 콜빌에 위치한 한 중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여름 발생한 대입 성적 산정 문제를 “돌연변이 알고리즘(mutant algorithm) 때문”이라며 “알고리즘 기반 A레벨(대학 입학시험)과 증등자격졸업시험(GCSE) 점수가 철회되며 마침내 문제가 해결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총리의 발언에 대해 교육계는 즉각 반발했다. 본인이 이끄는 행정부의 무능으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영국 최대 교사 연합회인 국립교육노조(NEU)는 성명에서 존슨 총리의 발언에 대해 “뻔뻔하다(brazen)”며 “존슨 행정부가 만든 재앙의 책임에서 어설프게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빈 코트니 NEU 사무총장도 “국가 지도자가 자신의 실패를 마치 사소한 실수인 것처럼 다루는 것을 보며 두려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발단은 통상 매년 5~6월께 실시되는 A레벨 시험을 영국 정부가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취소하면서 시작됐다. 대신 교육 당국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성적을 책정했는데, 수험생의 39.1%에 해당하는 28만명이 교사가 제출한 예상 점수보다 낮은 등급을 받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계속되는 등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개빈 윌리엄슨 교육부장관은 A레벨로 GCSE 점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영국 중부 레스터셔주 콜빌에 위치한 한 중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AP]

일각에선 존슨 총리가 직접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3월 모든 국가시험을 취소하며 알고리즘에 근거한 점수 책정을 약속한 사람이 바로 존슨 총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존슨 행정부와 공무원 사회 간의 신뢰를 훼손하게 될 것이란 시간도 있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 요구를 받은 윌리엄슨 장관은 자리를 지킨데 비해, 교육부 수석 공무원인 조나탄 슬레이터와 영국 시험감독청(Ofqual) 수장인 샐리 콜리어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국 야당인 노동당은 “책임을 지려는 의지로부터 리더십이 나온다”며 “개학을 앞둔 학생들과 부모들은 혼란에 빠진 정부를 실망스럽게 바라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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