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비대면 수업’에 불거진 학습공백…“결국 엄마·사교육 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서울·경기·인천 소재 유·초·중·고교와 특수학교가 전면 원격 수업에 들어간 지난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보인고에서 1학년 국어 교사들이 협업 수업을 위한 녹화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다음달 11일까지 수도권 초·중·고가 전면 원격 수업에 돌입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이제는 휴직계를 써서라도 학습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쌍둥이 자녀를 둔 이모(43)씨는 2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맞벌이 생활을 하다가 여름방학이 시작할 때 쯤인 8월 초부터 휴직계를 썼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자녀들의 1학기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직접 주요 과목인 국어·영어·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학원도 다녔지만 (학업을 따라가기에)턱없이 부족하다”며 “학습뿐 아니라 점심까지 챙겨야 하니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무한정 휴직을 해야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주위 학부모들도 ‘(학습 공백 메우는 일은)결국 엄마나 사교육 몫이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조모(41)씨 역시 “초등학생은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 등교해 이번 전면 원격 수업 발표가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학업 결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중학생인 첫째는 온라인 수업이 끝날 때마다 과목 선생님에게 과제를 제출해 수업을 따라가는데, 둘째(초등생)는 동영상 강의의 60%만 재생하면 출석이 인정돼 (수업을)잘 따라가는지 모르겠다”며 “내 애만 이러지는 않겠다 싶어 반 포기 상태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40)씨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간 사이 짬 내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지금은 그만뒀다”며 “이제 점심은 물론 수업까지 아이들을 챙기는 일이 내 몫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습 공백도 문제지만 (초등)1학년인 둘째는 아직 유치원생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선생님, 반 친구들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배우는 나이인데 완전히 놓쳐버렸다. 초등학생이지만 아직 유치원생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돌봄과 학습 공백을 막기 위해 ‘긴급돌봄’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긴급돌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교실당 10명 내외로 운영하고 중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학교도 위험한데 돌봄 교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조씨는 “주위에서 긴급돌봄을 이용하는 학부모가 많았는데 이번 코로나19 확산세로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긴급돌봄 교실도 위험하기는 똑같은 것 같다. 부족한 공부를 따라가려면 차라리 개인 교습이나 과외가 가장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초등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부모 몫으로 돌아가 고민이 많다. 전남 여수에서 초등학생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25)씨는 “4학년 이하 학생들은 학부모님들이 휴가를 내서 돌보는 경우가 꽤 많다”며 “과제형·실시간 줌 수업을 병행해 학생들과 함께 당일 과제를 풀거나 저번 과제를 복습하며 학습 공백을 메우려고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습 공백을 채우는 몫이 부모와 사교육으로 돌아간다면 교육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EBS(교육방송) 강의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양질의 수업 콘텐츠를 학교별 편차 없이 동일하게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교사들은 아이들이 학업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쌍방향 피드백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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