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간편식도 질렸다”…코로나에 강제 집콕 길어지면서 반찬 매출 ‘껑충’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재택근무 2주차에 접어든 직장인 손모(34)씨는 요즘 점심식사 해결이 고민거리다. 평소 회사에선 사내식당을 이용하다보니 메뉴 고민을 해본 일도 없었던 터다. 재택근무 첫주엔 배달음식 먹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매 끼니 그러다보니 지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일도 부담스러웠다. 이에 손씨는 종종 이용하는 온라인몰에서 반찬 너댓가지를 주문해두고 소분해먹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보니 끼니 해결이 매일 하나의 과제가 됐다. 배달 음식을 매번 이용하자니 비용 부담이 클 뿐더러, 잔반과 플라스틱 용기 처리가 번거롭게 다가온다. 가정간편식(HMR)도 매 끼니 먹기엔 질리기도 하고 다소 부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로 길어진 내식 생활에 반찬을 주문해 먹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밥만 짓거나 즉석밥을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비교적 고른 영양소를 갖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마켓컬리에서 최근 2주간(8월11~24일) 반찬 판매량은 직전 2주(7월28일~8월10일)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최근 1주(8월18~24일) 증가율은 31%로 더 두드러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더워진 날씨에 입맛을 되살리기에 좋은 명이나물절임(199%), 단무지무침(177%)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진미채볶음, 낙지젓갈 등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7월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서 운영했던 '그리팅 영양사의 반찬가게' 팝업스토어 전경 [제공=현대그린푸드]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더반찬&’의 최근 2주간 주문량도 전년 대비 10% 가량 늘었다. 동원은 온라인 반찬몰 ‘더반찬’을 이달 초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으로 확대 개편했다. 기존 560여가지 반찬 외에도 밀키트나 샐러드, 각종 신선 식재료를 한번에 구입하길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또 지난달엔 정기구독 서비스도 선봬, 코로나19 영향으로 급증한 내식 수요를 겨냥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그리팅몰’에서 판매 중인 건강반찬의 최근 2주(8월10일~23일) 매출도 직전 2주(7월29일~8월9일)와 비교해 15~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들깨시래기나물’, ‘우엉잡채’ 등이 대표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 그리팅몰은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맞춤형 케어푸드 식단 브랜드 ‘그리팅’ 전용 온라인몰로, 반찬 외에도 죽, 샐러드, 연화식 등 200여종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하면서 영양적으로 균형 잡히면서도 가성비 높은 식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정착해가는 집밥 문화 속에서 정기적으로 반찬을 주문해먹는 소비자들도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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