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美 허리케인 반사이익 韓기업이 누릴까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허리케인 ‘로라’가 27일(현지시간) 석유시설이 밀집한 멕시코만 일대에 접근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피해예방에 나선 미 주요 정유설비업체 및 합성고무 생산업체의 1/3가량이 생산가동을 중단해서다.

26일(현지시간) 국제 석유화학 시장조사업체 ICIS에 따르면 허리케인 로라의 영향으로 미국의 합성고무 및 석유화학 정제 및 수급능력은 84% 감소한 상태다. 텍사스·루이지애나 주 연안은 미국 석유화학 정제·수급의 45%, 원유 생산의 17%를 차지한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의 멕시코만 일대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터미널 및 관련 시설 [자료출처=ICIS]

미국 석유화학단지의 수급 어려움에 따른 에틸렌 등 정제마진의 가격인상은 조금씩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6 달러를 기록해 지난주(배럴당 0.2달러)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타디엔의 가격도 지난달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타디엔은 지난 4월 저점을 찍었다가 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유와 부타디엔 생산 차질은 국내 업체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 지난 2017년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정제설비 30%가 밀집한 텍사스를 강타하면서 약 17%의 설비가 가동을 멈췄다. 에틸렌 가격 급등으로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토탈, SK종합화학 등이 반사이익을 봤다. 이번에도 에틸렌의 가격 인상으로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유에서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에스오일(S-oil)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와 미국의 무역정책으로 인해 반사이익의 수준은 2017 대비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틸렌의 수요는 급감한 상태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공급량을 조절할 정도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부상한 의료장갑의 핵심소재인 ‘부타디엔 고무’의 경우, 폴리부타디엔 고무(PBR) 및 부타디엔 라텍스 수급과 관련한 미국의 반덤핑 정책으로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무역량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라텍스 위생장갑의 원료인 NB라텍스(니트릴 부타디엔 라텍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반덤핑 관세·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을 통해 국내 합성고무 생산업체의 수출을 제한해왔다. 지난 2017년에는 국내 합성고무 등 석유화학업체들이 수출하는 합성고무 일종인 에멀션스티렌부타디엔(ESB)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허리케인에 따른 수급문제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긴 하겠지만, 미국 석유화학단지의 생산물량은 자국 시장에 대부분 풀리기 때문에 미국의 덤핑관세 부과기조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그 수준이 크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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