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화에 자구안 물거품 위기…권익위 최종결정 앞두고 강공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전경. [서울시 제공]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화를 강행하는 서울시에 대해 ‘알박기’라는 강한 표현을 쓰며 비판한 것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힘들게 마련한 자구안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종 권고안 결정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그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휴자산 매각을 중심으로 2조원 규모 자구안을 실행해 왔다. 송현동 부지는 왕산레저개발 지분과 함께 대표적인 유휴자산으로 분류돼 매각이 추진돼 왔다.

당초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최소 6000억원대로 매각해 경영자금으로 보탤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화공원화를 천명한 서울시는 감정 평가 후 4000억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히며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나 감정평가를 통해 송현동 부지에 대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의 입장이 알려지자 송현동 부지에 관심을 보이던 원매자들이 1차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이 무산될 것을 대비해 알짜 사업부이자 항공업 핵심 경쟁자산인 기내식 및 기내 면세 사업부를 9906억원에 한앤컴퍼니에 매각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시가 문화공원에 대한 절차적 요건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일단 부지를 선점하려 해 민간 매각이 막힌 상황”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 서울시는 송현동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우선 지정한 이후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을 설치할 것인지 결정되지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결정을 막을 수 있는 권익위의 최종 결정도 임박한 것도 이번에 대한항공의 강경한 입장을 낸 배경으로 읽힌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서울시의 도시계획결정절차를 보류하도록 해달라는 고충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20일 권익위는 서울시와 대한항공 관계자를 불러 1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입장 차만 확인했다.

권익위는 이르면 내달 1일 서울시, 대한항공과 2차 송현동 부지 관련 회의를 갖고 입장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권익위 규정상 민원 제기 후 60일 후인 내달 3일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가 최종 담판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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