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돌봄은 2학기부터 가능합니다”…‘교육부 vs 학교’ 엇박자

초등학교 1~3학년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4월20일 오전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한 1학년 학생들이 교실에 나와 EBS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이달 26일부터 수도권 지역 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함에 따라 교육부가 맞벌이·저소득·한부모 가정 자녀와 의료진 자녀에게 돌봄을 우선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2학기 초등돌봄 운영 방안’을 27일 발표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원격수업 전환 발표로 일선 학교들은 여전히 인력, 공간, 비용 문제 등으로 긴급돌봄을 신청해도 당장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학교 현장의 여건을 무시한 채 “긴급돌봄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아이 돌볼 곳을 찾지 못한 학부모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 A(42)씨는 그간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겼지만, 최근 부모님의 건강 악화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학교에 긴급돌봄 신청을 문의했다. 하지만 이 학교의 돌봄 담당자는 “지금은 1학기 때 신청한 아이들만 긴급돌봄을 하고 있어 추가로 받을 수는 없고, 9월7일부터 2학기 돌봄이 시작되니 그때 다시 신청해달라”고 했다.

수도권 학교들이 26일부터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됐지만, 긴급돌봄은 교육부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더욱이 이 학교는 지난 24일 2학기 개학을 했는데도 2학기 긴급돌봄은 2주 뒤에 운영한다고 해 개학 시기와도 맞지가 않는다.

A씨는 “갑자기 등교를 못하게 해놓고, 학교에서는 긴급돌봄도 당장 이용할 수 없다고 하니 난감하다”며 “교육부가 서둘러 원격수업 전환만 발표해 맞벌이 가정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 중단,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일선 학교 및 학부모, 학생들의 혼란이 이어졌는데, 2학기에도 교육부의 갑작스런 발표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에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갑자기 원격수업을 발표해, 학부모들에게 부랴부랴 교과서와 원격수업 과제물을 받으러 오라고 연락했다”며 “최소한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준비할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학부모 육 모씨는 “긴급돌봄이 준비돼 있는지부터 점검하고, 등교를 원치 않는 학부모에게는 며칠간 특별 체험학습을 쓰도록 하는 식으로 시간을 줬다면 학교와 학부모들이 좀 더 대비할 시간이 있었을 것 같다”며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것은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정책 결정자들이 일방적인 발표 보다는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세심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히 돌아가다보니 방역에 초점을 맞춰 긴급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긴급돌봄에 대한 예산도 충분히 지원하도록 했고, 인력과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2학기 초등돌봄 운영 방안’은 말 그대로 2학기 운영방안으로, 아이 돌봄의 성격상 단 하루도 공백이 생기면 학부모들이 곤란하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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