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서울시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지정…위법한 ‘알박기’”

대한항공은 28일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화 계획이 국토계획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 지정하려는 서울시의 움직임에 대해 "사유재산 매각을 막으려는 위법성 짙은 '알박기' 행위로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내달 초 국민권익위원회 최종 결정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가 추진중인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 지정 강행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과 대금지급 가능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도시관리계획변경안을 입안해 강행하는 것은 국토계획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한항공은 입장문에서 "서울시는 기업의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려는 입장을 마땅히 철회해야 하고 연내 매수 의향을 가진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도 방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19조에는 "도시·군계획시설은 집행능력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으로 결정해야 하며 '사업 시행가능성' 등을 고려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토계획법이 도시관리계획의 입안 기준 중 집행가능성 강조한 것은 계획의 실현 및 집행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도시계획을 결정할 경우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 서울시는 송현동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우선 지정한 이후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을 설치할 것인지 결정되지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에서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나 감정평가를 통해 송현동 부지에 대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했다.

매입가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최소 6000억원대로 매각해 경영자금으로 보탤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감정 평가 후 매입가를 4000억원대로 보고 있어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시가 문화공원에 대한 절차적 요건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일단 부지를 선점하기 위해 무리하게 입안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적정한 가격을 적시에 지급하지도 못하면서 공원화를 천명해 민간 매각 가능성도 막혔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서울시의 법령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며 문화공원 지정 계획에 강하게 반발한 것은 권익위의 최종 결정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지난 20일 1차회의에 이어 이르면 내달 1일 서울시, 대한항공과 2차 송현동 부지 관련 회의를 갖고 입장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서울시의 도시계획결정절차를 보류하도록 해달라는 고충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권익위 규정상 민원 제기 후 60일 후인 내달 3일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가 최종 담판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대안으로 거론되던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한 자산 매각 1차 신청을 하지 않은 것 역시 서울시의 행정 명령이 관계 법령을 위반했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익위가 빠르고 공정한 판단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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