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논란 속 동의 20만 넘긴 ‘시무 7조’ 국민청원

'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28일 오전 20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급등한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한 이른바 ‘시무 7조’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애초 공개 직후 해당 청원을 비공개로 돌렸던 청와대는 비난 끝에 청원을 다시 공개했는데, 20만 명이 청원에 동의하며 청와대는 공식 답변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란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전 20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 12일 접수된 해당 청원은 16일 만에 20만 명이 청원에 동의하면 청와대가 직접 공식 답변을 내놓는다는 기준에 따라 청와대의 답변을 받게 됐다.

청원인은 고려시대 문신 최승로가 성종에게 보낸 ‘시무 28조’에 빗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상소문 형식으로 쓴 글에서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며 문 정부의 정책 전반을 비판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본직이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부 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주택 논란이 일었던 청와대 참모진에 대해서는 “비서실 돼지는 제 목소리가 제일 큰 줄도 모르고 도리어 수석 돼지들에게 꿀꿀거리지 말 것을 종용했으나 이내 제 몫의 구유통이 청주와 반포에 걸쳐 두 개인 것이 발각되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폐하께서 추구했던 인권은 고작 사람을 죽이고 부녀자를 간음한 파렴치한 것들에게만 내려지는 면죄부가 됐다”며 “적폐청산을 기치로 정적 수십을 처단한 것도 부족하여 이제는 백성을 두고 과녁을 삼아 왜곡된 민주와 인권의 활시위를 당기시냐”고 했다.

청와대는 사전 동의 100명 이상 청원 글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진행중 청원’으로 공개한다. 그러나 ‘시무 7조’ 청원글은 100명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고도 지난 26일까지 비공개 처리됐다. 이 때문에 직접 해당 청원글의 인터넷 주소를 찾아 들어간 이용자들이 “청와대가 자신을 비판하는 청원을 일부러 숨겨놨다”고 비판했고, 청와대는 비판이 커지자 지난 27일 청원을 다시 공개 처리했다.

청와대는 “중복된 내용의 청원이나 무분별한 비방·욕설 등이 담긴 청원, 허위로 밝혀진 청원의 홈페이지 노출을 줄이기 위해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통상적인 절차에 따랐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청원에서 공개까지 15일이나 걸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접수 후 공개까지 10일 넘게 걸린 청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뿐으로, 대부분 청원은 보통 3일 내에 공개됐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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