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주담대 규제 풍선효과… 1000조 돌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 신탁시장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피해 부동산담보신탁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국내 금융권의 신탁 수탁고는 1003조6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968조6000억원에 비해 35조원(3.6%) 성장했다.

전체적으로는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부동산 담보 신탁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담보 신탁 수탁고는 21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93조5000억원에 비해 20조7000억원(10.7%) 늘어나, 전체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15년 이후 해마다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부동산 담보 신탁은 부동산 담보 대출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넘기고 수익증권서를 받아 금융사에 주면 대출이 실행된다. 소유권 변동이 없는 주택담보대출과 방식은 다르지만 실질은 같다.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부담은 있지만, 다른 채권자의 가압류에서 자유롭고, 소액임차보증금 공제(방 공제)가 없는데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느슨해 대출가능액이 많다.

코로나19로 금융권 전반에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주택가격 상승으로 대출 규제를 피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신탁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부동산 담보 신탁이 대출 규제의 우회로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반면 부동산 신탁 내에서도 토지 신탁의 성장세는 약해지고 있다. 6월말 토지 신탁 수탁고는 73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2조3000억원(3.3%) 늘어나는 데 그쳐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에 부동산 신탁업체들이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를 줄이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탁은 크게 부동산이나 증권을 맡기는 재산신탁과 돈을 맡기는 금전신탁으로 나뉜다. 재산 신탁은 부동산 담보 신탁의 증가에 힘입어 511조8000억원으로 전년 484조5000억원 대비 5.6% 증가했다. 부동산 신탁은 310조6000억원으로 전년(285조8000억원)에 비해 8.7% 증가했고, 금전채권신탁은 198조3000억원으로 전년(194조3000억원)에 비해 2.1% 증가했다. 유가증권신탁 등은 2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4.1% 즐었다.

금전 신탁은 491조5000억원으로 전년말(483조9000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특정 금전신탁이 475조원으로 전년말(467조3000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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