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민주당 지지 유대인 표밭 가는 트럼프…적극 방어 나서는 바이든

[제작=신동윤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알려진 유대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미국 인구의 3%에 불과하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재계, 언론,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유대계 미국인의 표심을 잡는 것은 워싱턴 정계에선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공고한 것으로 보였던 민주당에 대한 유대계 미국인들의 지지 의사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틈을 파고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아랍 수니國 수교 중재…유대 표심 움직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큰 외교적 성과를 얻었다. 바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중재한 것이다. 이스라엘과 걸프 아랍 지역 국가의 수교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중재는 유대계 미국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 18개월간 선두에서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교를 시작으로 이스라엘과 수니파 아랍국간의 수교가 추가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외교관계 회복에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EPA]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간의 평화 무드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안전이 보장받는 상황이 급진전되면서 미국 내 유대인 표심이 공화당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젝소더스(Jecodus)

역사적으로 유대계 미국인들은 줄곧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투표장을 찾은 유대인의 79%가 민주당을 찍었다. 2016년 대선에서도 유대인의 71%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표를 줬고, 2012년 대선에서도 69%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찍었다.

하지만, 2018년 하원에 입성한 민주당 신진세력들이 미국 내 유대계 이익단체를 비판하며 역풍을 맞는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틈타 ‘젝소더스(Jexodus)’ 붐을 조성하고 있다.

젝소더스는 구약 성경에 나오는 유대인의 ‘이집트 탈출(출애굽, Exodus)’에서 따온 말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자는 운동이다.

이런 변화를 감지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끊임없이 유대계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폼페이오 예루살렘 찬조연설은 화룡점정

미국은 전통적으로 주요 우방인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영토 분쟁에 대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을 세우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친 이스라엘적 대통령’이란 자평에 걸맞게 이스라엘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고 있다.

2017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며 미 대사관을 이전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요르단강 서안에 이스라엘이 세운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요르단강 서안을 사실상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사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찬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각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 도중 녹화한 영사응로 찬조연설에 나선 것은 유대계 표심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찬조연설 녹화 장소를 예루살렘으로 정한 사실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스라엘의 한 유력 일간지는 “트럼프의 진정한 목표는 유대인 투표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선에서 유대인이 민주당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어 태세 갖춘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측도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다.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26일(현지시간) 한 온라인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변함없는 지원을 할 것이며,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도록 결코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바이든 민주당 정부 시절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례 없는 군사 및 정보 협력을 해왔다”며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도 이스라엘의 군사 능력 향상을 통한 지역 내 군사 우위를 보장함으로써 안보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미국 부통령으로 재직 당시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한 조 바이든(오른쪽) 민주당 대선후보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는 모습. [로이터]

실제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스라엘 안보 강화를 줄곧 주장해왔다. 지난 2016년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원조 패키지’로 불리는 아이언돔 기술 지원 및 10년간 380억달러 규모의 국방원조에 서명한 당사자였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이스라엘 안보 보장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해 유대계 표심 단속에 나서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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