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테일’ 부족이 의료대란 단초 제공”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실행계획 없이 ‘설익은’ 내용으로 일관해 전공의 무기한 파업과 의사 집단휴업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큰 방향에서는 맞지만 각론에서 ‘디테일’이 부족해 의료게 설득에 실패, 의료대란을 불렀다는 얘기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역·전공 간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의대정원을 400명 증원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정부 정책방향은 맞지만 실행계획에 미비점이 많고 추진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의대정원 10년간 4000명 늘리고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 및 공공의사들이 대폭 늘어나면 이들이 의술을 펼칠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확충계획도 같이 내놔야 하는데 그 부분이 간과됐다. 지역의사가 현장에 배치돼 전문의로 활동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과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의료인력 확충 방안이 필요한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늘어나는 의대생을 교육훈련하는 청사진도 부재하다. 정부는 지역의사 및 의과학자로 배정한 의대정원 증원은 10년간 순차적으로 이뤄진다고 하면서도 이들을 교육할 교수진과 수련병원 보강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당장 2년 이후인 2022년부터 정원이 늘어나면 부실 수련으로 결국 폐교에 이르렀던 ‘서남의대’ 사태 재현될지도 모른다.

또 공공의대생 선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도 정부가 세밀하게 각론을 제시하지 않은 탓이다. 선발방법을 확정하지 않은 채 추천위원회 구성을 통해 시도별로 일정비율 할당한다고 했다가 시장·도지사, 심지어 사회단체에도 추천권을 부여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지역의사 300명(10년간 3000명)이 수도권에 몰릴 가능성을 등한시했다는 비판도 있다. ‘지역의사제’를 통해 양산되는 의사는 학자금 등을 전액 지원받으며 10년을 의무복무 해야 한다. 하지만 인턴 레지던트 펠로(전임의) 기간 등을 실제 의무근무는 4년이다. 이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수가 인상 등의 유인책도 함께 제시하는 보다 정밀한 정책을 만들어야 했다는 얘기다.

정부가 정책효과에 14년이나 소요되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려면 국가예산으로 지역에 공공병원을 건립하고 적절한 대우를 통해 의사를 수급하면 5년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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