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북 접촉 절차 간소화 계획 철회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헤럴드경제]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통해 대북 접촉 절차를 최소화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통일부는 27일 분야별 협력사업 규정을 구체화하는 내용의 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애초 논의됐던 북한 주민과의 단순 접촉을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은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이번 개정안에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조정 명령으로 중단되는 경우 기업을 지원할 근거 조항을 신설하고, 지자체를 남북 간 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하는 등 내용이 추가됐다. 개정안은 "국제 합의 등 사유로 조정 명령을 통해 교역을 중단하는 경우에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이로 인해 교역이 상당 기간 중단된 경우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통일부가 이번 개정안을 낸 것은 개성공단 폐쇄 상황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 우수교역업체 인증 제도를 도입해 기업에 제출서류 간소화 등 편의를 제공하고, 통일부의 반·출입 승인을 받은 물품은 통관 시 신고 의무나 제재를 완화하기로 했다.

북한과 교역에 나서는 기업이나 단체가 북한 내에 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무소는 통신 연락과 시장조사·연구·자문활동 등 비영업적 활동, 북측 거래당사자와의 계약체결, 대금 수취 및 지불, 물자의 인도와 인수 등 위임대리업무로 한정됐다.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위원 정수를 기존 18명에서 25명으로 확대해 관계 부처의 폭을 늘리고 전문성을 높이는 조처도 포함됐다.

다만, 애초 논란이 있었던 대북접촉 신고절차 간소화 등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비판을 달게 받겠다"면서 "접촉신고 조항이 빠지게 된 것에는 아쉬움이 있고, 남북관계가 빨리 개선돼 개정 시기가 앞당겨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인 동시에 '반국가단체'라는 이중적 지위에 있는 이상 아직은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했다"면서 "향후 남북관계 진전 등 상황을 보고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내에 사무소를 설치할 경우 대북제재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추상적 법률만으로는 제재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고, 현행 교류협력법 내 조정명령을 통해서도 우려를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통일부 입장을 관계 부처들도 이해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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