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3’ 레떼아모르 “망망대해속 항해가 시작됐다”

사진=JTBC 왼쪽부터 길병민 김성식 박현수 김민석. 4인4색이 이뤄내는 레떼아모르의 시너지는 유려하고 아름답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JTBC ‘팬텀싱어3’에서 3등을 차지한 ‘레떼아모르’(길병민 김민석 박현수 김성식)는 지난 7월 3일 진행된 결승전 이야기를 하자 아직 생생한 듯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결승전 생방송때 관객이 동원되지 않은 게 아쉬웠다. 현장감을 전해드리고 싶었는데…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네 명이 합쳐 결승의 경쟁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줬다는 자부심은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레떼아모르라는 4중창 팀을 구성하게 된 게 이들의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이다. 인터뷰를 위해 네 명이 자리에 앉자마자 연신 웃음 띤 표정을 짓는 이유도 그때문인듯했다.

“모든 음악을 다채롭게 구사하는 팀이다. 음악적 지향점이 매우 다양하다. 장르도 열려 있다. 성부도 최적화돼 있다. 곁에 두고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겠다.”(길병민)

“‘Lettera’(편지)와 ‘Amor’(사랑)를 합성한 단어 ‘Letteamor’(사랑의 편지)에서 착안해 팀명을 정했다. 러브레터를 쓸 때처럼 진실성을 담아 설레는 음악을 하겠다.”(박현수)

이어 ‘레떼아모르’팀에게 두가지 질문을 연속해서 던졌다. 우선, 결승에서 3위를 해 아쉽지 않았는지?

“경연에서 우승 욕망은 누구나 있고, 아쉬움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결과에 연연해 하지 말고 우리의 장점을 수용하고, 우리답게 노래 하면서 우리 메시지를 전하자는 게 포인트였다. 우리를 응원하고 지켜봐주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노래하자였다. 결승에 오른 세 팀이 뛰어나면서도 특징이 모두 다 달라서 좋았다.”

이어 두번째 질문, ‘팬텀싱어3’에서 ‘비주얼 팀’으로 불린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 질문을 하면서 다시 네 명을 자세히 보니 모두 ‘다비드’상 같이 생겼다. 다비드의 친구 모임인가?

“비주얼은 실감하지 못한다. 비주얼에 대한 칭찬은 좋지만 외모 보다는 음악의 진중한 가치가 평가받았으면 한다.”

레떼아모르는 리더인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27), 테너 김민석(31), 바리톤 박현수(28), 단역 배우 출신 김성식(32)으로 구성됐다.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이 밑바닥을 깔고나면, 징검다리 바리톤 박현수가 브릿지 역할을 하면서 다채로운 팝 보컬의 메인 멜로디 김성식과 하이 테너 김민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렇게 해서 레떼아모르는 최고의 블렌딩을 자랑한다. '블렌딩 맛집'으로 불릴만하다.

서울생인 길병민은 선화예술고,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그는 “노래를 좋아했는데 어머니가 선화예술중으로 가면 노래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중학교에 진학하며 진로를 가수로 잡았다. 내가 좋아하는 비 같은 가수가 되고싶었다. 조수미와 같은 멀티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다. 엔터테이너로 강호동, 이승기, 비와도 같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길병민은 2중창, 3중창을 하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던 동료가 탈락하면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포인트 있는 눈물이다. 연약한 울보는 아니다”면서 “라운드마다, 찬란한 미래를 꿈꿔고, 소중한 꿈을 나누다가, 그 사람의 꿈이 꺾이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함께 가고싶은데 갈 수 없는. 그 상황은 비통하고 간절했다. 막히는 것 같으니까 절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런 ‘감성쟁이’니까 노래도 잘 부르는 것 같았다.

춘천에서 태어난 박현수는 대한학교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크로스오버 1세대인 일 디보(Il Divo)와 팝페라 가수 조쉬 그로반을 좋아했다. 그는 “레떼아모르에서 맡은 부분을 충실히 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면서 “박현수로도 하고싶은 게 많다. 내 음악도 하고 싶다. 싱어송라이터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싶다. 재즈 등 여러 음악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마산 출신인 김민석은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실용음악을 하고싶었다. 엠씨더맥스(M.C the MAX) 와 버즈 등 락발라드를 좋아했다. 그는 “엠씨더맥스의 ‘잠시만 안녕’에 꽂혀 노래방을 가게됐다. 대중가요를 하고싶었지만, 부모의 반대로 한예종 성악과에 진학했다. 실용음악을 좋아한 형이 부모님과 트러블이 있었던 기억 때문이다”면서 “형이 다닌 고교의 음악선생님과 상의했더니 발성이 너무좋다며 성악하지 않을래라고 권유받아 성악과에 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은 “성악을 전공했지만 이제부터는 뮤지컬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진출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자란 김성식은 어릴때 장기자랑에 나가면 발라드를 불러 매번 상을 받곤 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뮤지컬을 알게됐다. 노래가 주였지만 연기도 배웠다. 그는 성악을 전공한 사람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발성, 치명적인 미성을 지녔다. 흡수력도 빠르다. 김성식은 “조승우가 롤모델이다. 연기와 뮤지컬을 병행하고싶다”고 말했다.

레떼아모르는 지난 8개월동안 경주마처럼 달리며 집약적 성장을 이뤘다. 밤을 새우다 쓰러지기도 했다.길병민은 “간절하게 주어진 자리, 지치는 건 사치였다. 한계를 돌파하는 희열을 맛봤다”고 했다. 김민석은 결승에서 ‘블랙아웃’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 극한 상황속에서 그들은 결승1, 2차전에서 ‘You and I’, ‘High&dry’, 조쉬 그로반의 ‘Oceano’,‘Love will never end’ 4곡을 불러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4곡이 한 편의 영화 처럼 우리 마음을 대변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진다. 가사가 우리에게 와닿는, 삶의 희노애락을 노래했다. 그래서 우리 4명이 합치면서 그 메시지가 시청자에게 전달되게 했다.이제 망망대해에서 레떼아모르의 항해는 시작됐다. 네 명 모두 목소리와 정체성도 다르고, 각자의 삶이 있었다. 멤버들의 능력치가 합쳐져 하나의 시너지를 내면서 레떼아모르만의 개성을 보여주고 팬들과도 열심히 소통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반드시 팬들과 무대에서 만날 것을 믿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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