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소송 또 승기…SK이노 “항소할 것”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특허소송 국내 첫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승소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힌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상급심에 항소할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SK이노베이션이 항소 의지를 밝힘에 따라 두 회사의 소송전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SK이노베이션이 작년 10월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에서 크게 ‘특허와 영업비밀 침해’ 두가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2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결정을 내린데 이어 이날 국내 법원까지 특허관련 소송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SK이노베이션은 더욱 수세에 몰렸다.

▶SK “항소하겠다”…LG “억지주장 확인”=SK이노베이션은 판결 직후 입장문에서 항소의 뜻을 밝히며 “LG화학이 합의 후 5년이 지나 일부 문구를 핑계로 문제를 제기하는 건 합의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판결 내용에서 이슈가 된 특허 ‘KR310 – US517’ 특허의 관련성에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하고, 판결문을 분석하여 항소 절차에서 회사 주장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와는 별개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산업 및 양사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LG화학 연구진들이 자사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LG화학 제공]

반면 LG화학은 입장문에서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법원은 LG화학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닌 LG화학의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국면 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뤄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 측 주장의 신뢰성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진행 중인 총 5건의 특허 침해 소송에 끝까지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전쟁’ 장기화 불가피=SK이노베이션이 항소 의사를 밝힘에 따라 양사의 배터리 소송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두 회사는 특허와 영업비밀 침해 관련 법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극적 합의가 없는 한 소송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미 ITC에 따르면, 내년 7월까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최종 결정 등이 예정돼 있다.

이번 국내 소송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ITC 영업비밀 침해와는 관계가 없어 1심 결과가 10월 5일에 내려질 ITC 최종 판결에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양사 배터리 전쟁의 핵심이다. SK가 최종 패소하면 SK는 미국으로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앞으로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가동 여부도 불확실해진다.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 [SK이노베이션 제공]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합의는 가능하나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당사는 ITC와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 민사소송 등 배터리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를 끝까지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반해 SK는 “이직한 직원이 가져왔다는 기술이 실제 사업에 활용됐는지 불명확하고, LG가 기술 침해와 피해 범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LG가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 관련 두 회사의 합의금 협상은 현재 좌초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수조원대를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최대 수천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SK 내부에서는 “LG가 조단위의 배상금을 고집할 경우 합의를 포기하고 미국 ITC 결정과 연방법원의 판결까지 가보겠다”는 '벼랑 끝 전술'을 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내 일자리와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 ITC 최종 결정 이후에도 SK가 공탁금을 걸고 수입 금지까지 60일의 유예기간을 벌 수도 있어 사태 해결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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