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흔드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열풍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미국 시장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인데, 올해 스팩에 몰린 자금은 지난해의 2배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국내에서도 공모주의 대안으로 스팩 열풍이 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미국에서 상장한 스팩은 78개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기업공개(IPO) 기업 중 44%를 차지하는 수치다. 스팩이 모집한 금액은 312억달러에 달해 작년 한해 모집한 금액(136억달러)을 한참 초과했다. 상장 대기중인 스팩도 24개에 달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 합병하기 위해 설립되는 서류상 회사로 IPO를 통해 인수 자금을 모은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니콜라(Nikola),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등은 모두 스팩을 통해 상장됐다. 올해 인수대상기업들을 보면 미래차 관련 기업들이 많았는데, 이들을 인수한 스팩의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최소 20%대에서 최대 300%대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스팩이 인기를 끌게 된건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팩을 통한 성공 상장 사례가 나오면서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를 채웠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니콜라, 드래프트킹스 성공 이후 글로벌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의 빌 애크먼 등이 대규모 스팩을 상장시켰다”며 “인수대상기업 입장에서도 스팩과 인수합병을 통해 상장을 위한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폴 라이언 전 미 하원의장도 스팩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뜨겁지는 않지만 국내에서도 스팩이 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상반기 스팩을 통해 증시에 진출한 기업은 6곳으로 신규 상장 기업 중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IPO 시장이 지나친 청약 열기로 수익률 저하 가능성이 커지는만큼 투자자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팩 특성상 합병할 기업을 찾을때까지 기다림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한다. 합병대상 기업의 실적에 따라 투자 성과도 갈라지는데, 투자한 스팩이 부실 기업을 합병할 경우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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