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산재 가입 0.4%…”업체 지침 때문”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달 플랫폼 종사자 절대다수가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이유로 배달대행업체의 소극적 태도가 지적됐다.

30일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에 지난 5월 설치된 배달 업종 분과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식당 등 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점포 소속 배달 근로자 48명과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은 플랫폼 종사자 252명 등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 대상 플랫폼 배달 종사자 가운데 산재보험 가입자의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산재보험 미가입자는 92.5%나 됐고 가입 여부를 모른다는 응답은 7.1%였다.

점포 소속 배달 근로자는 산재보험 가입률이 97.9%에 달해 대조를 이뤘다.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플랫폼 종사자가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많은 플랫폼 종사자들이 사고를 당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안전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38.9%나 됐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탓에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사고가 났을 때 본인 치료와 오토바이 수리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다는 응답이 87.4%에 달했다. 이와는 달리 점포 소속 배달 근로자는 보험회사가 처리한다는 응답(60.0%)이 절반을 넘었다.

플랫폼 배달 종사자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회사의 결정 또는 권고'(84.3%)가 가장 많았고 '필요성이 적음'(8.1%)이나 '보험료 부담'(5.9%)이라는 답변은 소수였다.

정 연구위원은 "산재보험에 가입한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극소수인데 이는 배달대행업체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라며 "산재보험 의무 가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플랫폼 배달 종사자와 점포 소속 배달 근로자는 근무 조건과 방식 등에서도 차이가 컸다.

조사 대상 점포 소속 배달 근로자는 전원 '출퇴근 시각이 정해져 있다'고 답했지만,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출퇴근 시각이 정해져 있다는 응답(39.3%)과 '일정한 출퇴근 시각이 없고 스스로 정한다'는 응답(42.5%)이 비슷했다.

평일 하루 평균 배달 건수는 플랫폼 종사자(58.5건)가 점포 소속 근로자(23.4건)보다 훨씬 많았다.

하루 평균 대기시간도 플랫폼 종사자는 1시간 미만이라는 응답(66.3%)이 가장 많았지만, 점포 소속 근로자는 1∼2시간이라는 응답(58.3%)이 많아 차이를 보였다.

월평균 수입의 경우 플랫폼 종사자는 500만원 이상(53.6%)이 가장 많았고 300만∼400만원(44.4%)이 뒤를 이었다. 이는 배달대행업체에 내야 할 수수료, 세금, 보험료 등을 포함한 액수로, 이를 제외한 소득은 훨씬 적을 수 있다.

점포 소속 근로자의 월평균 수입은 100만∼200만원이라는 응답(79.2%)이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 플랫폼 배달 종사자가 계약을 맺은 배달대행업체는 1곳이라는 응답(98.7%)이 대부분이었다. 전속성(한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이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정 연구위원은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전속성이 강하고 대부분 배달 업무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며 "고용보험 가입을 통해 생활 안정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herald@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