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에게? 선별지급?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헤럴드경제=기획취재팀]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을 맞아 재난지원금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1차 때처럼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의견과, "이번엔 더 힘든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지급하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지원금을 아예 주지 말자는 여론도 적지 않고요. 각 주장마다 나름의 논리가 있고,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이 만드는 팟캐스트(오디오 방송) '성시경 쇼'는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각각의 주장과 근거를 살펴보고,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인지 예측해봤습니다. 최근 업로드 된 5회 방송에서 다룬 내용을 기자수첩 형태의 텍스트 기사로 공개합니다.

▶"선별지급" vs "100% 지급"…엇갈린 대권주자 1·2위 = 같은 당에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의견부터 엇갈립니다. 지난 29일 민주당의 신임 대표로도 선출된 이낙연 의원은 '차등지급'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이번에는 "더 급한 분들에게 더 빨리, 더 두텁게 도움을 드리는 게 맞다"는 게 그의 신념입니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전 국민 100% 지급'을 강력 주장해왔습니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딱지를 붙여 돈을 주면 낙인 효과로 서러울 것이고, 못 받는 사람 역시 화가 나면서 국민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이 지사는 "수요 확대로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습니다.

당 대표 경선에서 이 의원과 맞붙었던 김부겸·박주민 후보 역시 '100% 전국민 지급'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이낙연 의원처럼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통합당은 '선별 지급'이 맞다는 입장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전체에 재난지원금 지급은 옳지 않다”고 말했고, '임차인' 발언으로 주목받은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지금의 재난지원금은 경기 부양이 아닌 구제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이재명 지사를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라 살림을 맡고 있는 정부(기획재정부) 입장은 어떨까요? 이낙연 의원, 통합당과 마찬가지로 '선별지급'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차 재난지원금 형태로는 (지급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른 수건이라도 짜냈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재원 마련을 위해 100% 국채를 발행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1차 재난지원금 소비 증진 효과는 5조원…2차 때는? = 1인 가구 40만원, 4인 가구 100만원 등 전 국민에게 총 14조원 가량을 지급했던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는 얼마나 됐을까요? 재난지원금 지급 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소비가 지급 달인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고, 약 5조원 정도 소비 증진 효과가 있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난 건 분명한데, 투입 금액 대비로는 3분의 1정도에 그쳤다는 겁니다.

1차 지원금 지급 때보다 더 큰 위기상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까지 내려진 지금, 2차 지원금이 지급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와 소비를 할지도 의문입니다. 소비를 장려하는 것이 강력한 방역조치를 강조하는 상황과 어긋나는 측면도 있지요. 물론 온라인 구매나 배달 등으로 소비 증진이 이뤄진다면 괜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는 상황은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관광관련 업종 종사자 등 더 힘든 사람들에게 지원금을 몰아주는 게 좋을지, 전 국민에게 지급해 돈을 돌게 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팬데믹이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원금이라는 '카드'를 아껴둬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번에 전액 국채를 발행해 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만에 하나 확산세가 더 가팔라진다면, 그때는 정부가 꺼낼 카드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계속 빚을 내 국민들에게 지원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재정건전성 악화 안돼" vs "韓 국가부채 선진국 대비 여유 있는 수준" = 우리나라의 재정건전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는 큰 논점 중 하나입니다. 전 국민 100% 지급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우리나라 국가 부채비율에 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폅니다.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3.5%인데요.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국가채무비율(110%) 대비 크게 낮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으로, 지금과 같은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국가 재정을 풀지 않으면 도대체 언제 푸느냐는 거죠.

이재명 지사 역시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주면 15조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이 0.8%포인트 늘어나는 데 불과하다"며 "전 국민 30만원을 100번 지급해도 서구 선진국의 평균 국가부채 비율보다 낮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한국의 부채비율에 여유가 있다는 분석을 거듭니다. 정부가 돈을 빌리지 않으면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돈을 빌려야 하는데, 개인과 기업은 파산할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빌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한국의 공공부채 문제는 심각하지 않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43%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장 교수의 말입니다.

반면 국가부채 비율을 다른 선진국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기업들이 갖고 있는 채무까지 감안하면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65% 수준이라는 건데요. OECD는 회원국들의 국가 채무 비율을 60% 수준에서 유지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절대 비율은 낮다고 해도, 부채 증가속도도 심상치 않습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채무비율은 2000~2016년 사이 연평균 11.6% 증가했는데요. 같은 기간 포르투갈(8.9%)과 스페인(7.0%), 그리스(4.9%) 등 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그리스 등이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 탓에 2016년 파산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또 비교대상인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기축통화 또는 준기축통화 화폐를 사용한다는 점도 우리나라와 단순비교해선 안된다는 근거입니다.

▶여론은 4명 중 3명이 '지급 찬성'…결론은 어떻게 날까 =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여론은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에 찬성하는 쪽(76.6%)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습니다. 그만큼 코로나로 삶이 힘겨워진 분들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팽팽하게 의견이 엇갈립니다. '전 국민 지급'이 40.5%, '선별적 지급'이 36.1%입니다. 전 국민에 주자는 의견이 더 높게 나왔지만, 이는 오차 범위(4.4%p) 내에 있는 상황입니다.

지급 반대 의견도 20.1%나 됐습니다.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건 나라 빚이 늘어난다는 뜻이고, 결국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들입니다.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저희 기획취재팀 기자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저는 이번엔 선별적으로 지급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1차 때 전 국민 지급으로 효과를 테스트 해봤으니, 이번에는 선별 지급으로 테스트를 해보자는 논리가 더 설득력 있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시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기에 "쓸 수 있는 카드를 아껴야 한다"는 의견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특히 선별 지급을 주장해온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것도 적지않은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김성우·김지헌 기자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에 지급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준다는 이야기로 국민들 사이 괜한 갈등을 일으킬 소지도 없고, 반감이나 저항도 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큰 홍수 피해도 있었고 추석 명절까지 다가오는 시점인 만큼 신속 지원하려면, 전 국민에 지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논리라는 설명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어떻게 결론을 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식으로 결정되기를 희망합니다.

[기획취재팀=배두헌·김성우·김지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팟캐스트 '성시경 쇼' [일러스트·그래픽=이주섭 디자이너/jusoeba@heraldcorp.com]

※'성시경 쇼'는? =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 3명의 젊은 기자들이 모여 만드는 시사경제 팟캐스트. '성공에는 별 도움 안되는 시사경제 토크쇼'의 준말이다. 주요 경제 뉴스를 딱딱하지 않게 소개하고 재미있게 분석하는 게 목표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과 오리지널 ES 계약을 맺고 방송을 송출한다. 팟빵에서 '성시경 쇼'를 검색하면 각 에피소드를 찾아 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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