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뉴질랜드 성추행 피해자 고통에 십분 공감하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이날 각 상위위 회의장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비말 차단 칸막이가 설치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외교관에 의해 성추행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국적의 대사관 직원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피해자의 고통을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사과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회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도 강 장관은 “우리 국민인 가해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강 장관은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지난 2017년 말 발생한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을 십분 공감한다”고 답했다.

앞선 외통위 회의에서 이 의원과 강 장관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여부를 놓고 고성이 오간 상황을 의식한 듯 이 의원은 “지난 번에 본의 아니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언성 높인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한국 외교관에 의해 성추행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국적 직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건 지금도 갖고 있는 생각”이라며 “사안이 정리가 안 됐다며 지켜본 후에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사건 발생 이후 2년여가 지났다. 사안이 정리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귀책 사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 장관은 “이 모두가 다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소중한 관계가 손상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외교부로서는 (감봉 1개월로) 정리가 됐다고 봤는데 피해자가 이후 새로운 사실을 제기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했다”고 반박했다.

강 장관은 “장관으로서 공개 발언을 통해 사과하는 건 정치적법적외교적으로 고려할 게 있다. 가해자인 우리 국민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앞서 뉴질랜드 성추행 피의자가 중재 재개를 요청한 상황에서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가해자인 A 외교관이 필리핀에서 귀임한 후 14일간의 자가격리를 끝낸 상태로, 외교부는 A 외교관의 의사 등을 확인한 후 중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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